국내 2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37·여)는 국내에 입국하던 지난달 31일부터 기침 증상을 호소했지만 중국이 아니라 마카오에서 출발해 검역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카오서 들어온 27번, 선별진료소 '의심환자' 분류 안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1일 입국한 27번 환자가 중국 광둥성에 체류하고 있던 지난달 24일부터 기침증상을 호소했다고 10일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국내 입국한 뒤 접촉한 32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이들에게 추가 증상이 생겼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국인인 27번 환자는 한국인 남편인 26번 환자(51·남)와 함께 광둥성을 방문한 뒤 지난달 31일 마카오에서 에어마카오 NX826편(오후 4시15분 출발)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날 오후 9시께 택시를 타고 귀가한 환자는 3일 오후 7시30분 자가용을 타고 경기 시흥에 있는 음식점(태양38년전통 그옛날손짜장)을 방문했다.

환자는 5일 오후 3시30분부터 5시25분까지 시흥에 있는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당시 중국을 다녀온 뒤 폐렴 증상이 있을 때만 의심환자로 분류했다”고 말했다. 남편인 26번 환자는 8일부터 인후통 증상을 호소했다. 27번 환자와 함께 9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없고 현지에서 환자를 접촉한 기억도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26번 환자의 모친으로, 아들 부부와 함께 살던 25번 환자(73·여)는 가족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판단했다. 25번 환자가 처음 선별진료소를 찾은 7일은 사례정의가 확대돼 의사 판단에 따라 검사를 시작했던 때다. 하지만 이날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담당 의사는 의심환자로 분류했지만 검체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등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민간 의료기관으로 검사가 확대된 뒤 검사 수탁의뢰 등이 정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던 시간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11번 환자(25·남)가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을 앞두고 있다. 검사 중인 의심환자는 531명, 격리 중인 접촉자는 927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