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에콰도르대사관 직원들이 제주항에 정박해 있는 퇴역함정의 선내에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주한 에콰도르대사관 직원들이 제주항에 정박해 있는 퇴역함정의 선내에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해양경찰청(청장 조현배)은 지난해 9월 퇴역한 경비함정 두 척을 중남미 에콰도르 정부에 무상 양여한다고 10일 밝혔다.

해양경찰청은 제주해경 소속 300t급 퇴역함정 302호와 303호를 오는 5월께 에콰도르에 보낸다. 다음달 제주항에 정박해 있는 함정을 마산항으로 옮겨 외관 정비를 시작하기로 했다. 함정의 녹슨 부위를 제거하고 에콰도르 국가를 상징하는 디자인 등 도장 작업에 나선다. 수리를 마친 함정은 2만t급 대형 수송선박에 선적돼 한 달간의 항해를 거쳐 에콰도르 중서부에 있는 과야킬항에 도착한다. 과야킬항은 에콰도르 최대 항구다.

에콰도르에 보내기 전 수리와 운송은 국내 업체에서 맡는다. 수리와 운송, 현지 부품 공급이 필요하게 되면서 경제효과 발생도 기대된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선박 수리와 운송에 약 1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며, 전액 에콰도르 정부에서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고철로 처리할 때 받는 3000만~5000만원의 매각대금에 비해 경제효과가 훨씬 크다.

에콰도르에 도착한 함정은 현지 해안경비와 갈라파고스 해역 순찰에 투입된다. 에콰도르 과야킬항 서쪽으로 약 1000㎞ 떨어져 있는 19개 섬 갈라파고스제도는 다양한 해양생물이 많아서 ‘생물진화의 야외실험장’으로 불린다.

정비에 필요한 엔진 등 주요부품은 한국에서 유상 공급한다. 퇴역함정도 정품 정비를 하게 되면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해경청 측 설명이다. 함정의 무상 제공을 계기로 현지 항만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도 추진되고 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