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민 모바일랩 대표 "스마트폰 데이터 살리려면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오세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져오세요. 삭제된 데이터를 스스로 복원하려고 이것저것 만지지 마시고, 기기의 전원을 끈 채 그대로 업체로 갖고 와 상담을 받으세요”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인 이요민 모바일랩 대표(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뢰인들이 저지르는 대표적인 실수 유형에 대해 설명했다.

가령 휴대폰을 바꾼 후 새 휴대폰에서 카카오톡을 깔았을 때 과거 기기에서 나눴던 대화 내용이 사라질 수 있다. 이때 과거 휴대폰에 기록이 남아있을 거라 생각하고 옛 기기에서 카카오톡을 다시 설치해 인증을 받아 버리면 오히려 일을 그르치고 만다. 이 대표는 “재설치, 재인증 등 무엇인가를 계속 실행할수록 데이터 복원률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디지털화로 인해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 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소송을 앞두고 증거 확보 차원에서 과거 지웠던 문자와 카카오톡 내역 등을 복원하려는 개인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해킹·바이러스 등 침해사고가 발생했거나 정보유출 등 문제에 휘말린 기업 고객들도 포렌식 업체를 찾고 있다. 이 대표는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복원률을 높이려면 기기를 현 상태 그대로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들의 휴대폰 100여대를 포렌식해 단원고 학생들의 마지막 생전 영상 등을 복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과정에서 바닷물 침수 등으로 손상된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추출해내는 기술인 ‘R416’을 개발해 국제특허도 받았다.

평범한 정보기술(IT) 회사 직원이던 이 대표는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사였던 모바일랩을 인수해 한국을 대표하는 포렌식 업체로 성장시켰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법대 출신 직원 7명과 함께 브랜딩라이즈라는 변호사 마케팅 업체의 공동대표를 맡으며 새로운 업무 영역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포렌식 일을 하면서 많은 변호사들을 만났고 공통적으로 ‘법률 서비스 시장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변호사 수가 최근 3만명을 넘어서는 등 공급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자기PR(홍보)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시장에선 텍스트와 사례 중심의 ‘블로그 마케팅’이 주효하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의뢰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가장 비슷한 사건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에 신뢰가 갈 수밖에 없다”면서 “변호사들의 사건 처리 사례와 판례 등을 알기 쉽게 블로그에 올린다면 정보제공이라는 공익적 효과도 내면서 개별 변호사들도 홍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