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배신' 논란 속 쿠르드 자치정부 수반 만나…이라크 총리와는 통화만
'병주고 약주나' 美부통령, 이라크 방문해 쿠르드에 유대 강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라크를 방문, 북부 지역 쿠르드자치정부 수반에게 미국과의 유대를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군 철수로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이 터키의 공격에 내몰린 지 한 달 반 만에 미국 부통령이 이라크를 찾아 쿠르드족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주장한 셈이다.

통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이라크 아르빌 공항에서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 수반인 네치르반 바르자니를 만났다.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이 지역에서 전쟁의 화염 속에 구축된 미국인과 쿠르드인의 강력한 유대를 되풀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통신은 펜스 부통령의 방문이 쿠르드족의 희생에 대한 미국의 감사를 표하고 미국의 지지 메시지를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쿠르드족의 배신감을 달래기 위한 방문이냐는 질문에 "여기 이라크의 우리 동맹은 물론 시리아민주군(SDF) 내 동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두고 쿠르드 지역의 지도부가 어떤 혼란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이나 SDF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쿠르드민병대(YPG)가 미국에 별다른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시리아 북부에 배치된 미군을 철수함으로써 터키가 해당 지역의 쿠르드족을 공격하도록 내버려 뒀다.

이후 펜스 부통령이 터키로 날아가 공격 중단을 끌어내기는 했지만 쿠르드 민병대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는 데 합의, 터키가 원하는 대로 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펜스 부통령은 앞서 이라크의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내려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펜스 부통령은 취재진에 "이라크에서 몇 주간 계속되고 있는 불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총리는) 폭력이나 지금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압 같은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확언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이라크 방문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이라크 내 반정부 시위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로 수도 바그다드를 방문하지 못한 것이라고 미 당국자는 통신에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아내 캐런과 함께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기지에 주둔하는 약 700명의 장병에게 칠면조와 크랜베리 소스 등 전통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병주고 약주나' 美부통령, 이라크 방문해 쿠르드에 유대 강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