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끝내 구속됐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전부터 딸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투자, 증거인멸 의혹 등 총 11개 범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경심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끝에 24일 자정을 넘긴 시각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은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송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상당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면서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들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선 정 교수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법원에 들어갔다. "혐의 인정하나", "(검찰의) 강압수사라 생각하나" 등의 질문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정 교수는 SNS에서도 자녀 조사에 "피눈 물 난다"고 하고 딸 조민은 라디오에 출연해 "(표창장은) 봉사활동이나 인턴을 하고 받은 것을 학교에 제출했고 위조한 적도 없다"고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조 전 장관도 "제 처가 어디에 투자했는지 전혀 몰랐다"며 자신들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하지만 정 교수의 구속으로 그동안 조 장관 일가 측이 내놓은 해명도 진실성의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정 교수는 뇌종양 등 건강문제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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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59·사법연수원 19기)는 정 교수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속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대해 충실히 반박했고, 법리적으로 무죄이며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법정에서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건강에 어려움이 있고, 자료도 방대하기에 변호인이 피고인과 충분히 협의해 재판을 준비하면 비로소 '공정한 저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뇌경색·뇌종양 증상을 호소해 온 정 교수의 건강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 변호사는 "(구속심사 때) 구속을 감내하기에 정 교수 건강 상태가 충분히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했다. 구체적 진단명 등은 개인정보라는 점을 고려해 언론에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정 교수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며 한 쪽 눈에 안대를 하고 나오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김 변호사는 "한 가정이 파탄 날 지경"이라며 "한 가족으로, 시민으로서 온전히 버티기 힘들 정도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받았는데 이제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법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밝힐 기회를 줘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본격 수사 58일만에 정 교수를 구속했다.

이에 따라 정 교수는 건강악화 고려해 구속적부심제를 검토하면서 진실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조 장관에 대한 소환조사는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은 정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 11가지 중 적어도 4가지는 조 전 장관이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