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집중력 필요한 첫 관문 넷 한계 넘어
영특한 벌, 보상·처벌 훈련으로 다섯까지 셀 수 있어

벌은 수를 넷까지 셀 수 있고 영(零)의 개념도 알고 있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곤충으로서는 꽤 영특하지만, 인간도 수를 셀 때 집중력을 약간은 발휘해야 하는 첫 관문인 넷 이상은 넘어설 수 없는 장벽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벌도 훈련 여하에 따라 이 한계를 극복하고 다섯까지도 셀 수 있다는 실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의 아드리안 다이어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벌의 선택에 따라 보상과 처벌을 하는 방식을 통해 넷 이상을 구분해내는 결과를 얻었다고 학술지 '실험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최신 호에 밝혔다.

연구팀은 수에 대해 숫자를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특정 수를 특정 상징물로 연결 짓고, 많은 수와 적은 수를 구분하는 훈련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Y자'형 미로에서 바른 선택을 하면 단물을 주고, 틀린 선택에 대해서는 두 그룹으로 나눠 아무것도 주지 않거나 쓴 물을 주는 방식으로 실험을 했다.

1그룹은 10마리, 2그룹은 12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벌 한 마리당 4시간씩 실험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50차례의 선택 기회가 주어졌다.

그 결과, 바른 선택에 대해 단물만 준 벌들은 넷과 그 이상의 수를 구분하지 못하였지만 틀린 선택에 대해 쓴물을 준 벌들은 넷과 그 이상의 수를 확실하게 구별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벌이 (넷 이상의) 수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천부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적절한 보상과 처벌 훈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이어 부교수 연구팀은 인간을 비롯한 척추동물과 벌과 같은 무척추동물이 약 6억년 전 갈라져 진화를 해왔지만 적은 수를 두뇌에서 즉각적으로, 정확하게 처리하는 데 있어 공통적인 장벽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수 처리와 관련된 동물 두뇌의 진화에 관한 이해를 넓히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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