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 펼쳐진 능행차 모습. 수원시 제공
지난해 10월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중 펼쳐진 능행차 모습. 수원시 제공
경기 수원시는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시 승격 70주년을 맞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축제의 장’이라는 슬로건으로 오는 10월 3일부터 6일까지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를 개최한다. 화성문화제는 ‘과거의 유산 수원화성, 미래의 유산 수원시민’을 부제로 수원화성 일원에서 4일간 펼쳐진다. 올해는 시민이 즐거운 축제,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 세계로 도약하는 축제를 중점 과제로 선정해 수원문화재단 및 350여 명의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가 함께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시민참여프로그램 15개가 운영된다.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회가 제안한 사업 7개, 시민 공모로 선정된 프로그램 8개다. 주요 프로그램은 △정조 예술로 품다 △오늘, 내가 주인공이-Day △조선의 거리악사 △달빛가요제 등이다. 프로그램 평가제를 도입해 시민과 관광객의 호응도가 낮았던 프로그램은 과감하게 폐지 또는 개선했고 수원의 역사적 가치를 담은 전시·체험 및 투어프로그램인 △행궁오락관 △수원화성달레길 △정조실감 토크콘서트 등이 신규 운영된다.
지난해 수원화성문화제 폐막 공연으로 진행된 ‘야조’ 프로그램의 시연 모습.
지난해 수원화성문화제 폐막 공연으로 진행된 ‘야조’ 프로그램의 시연 모습.
내실 있고 풍성한 프로그램 구성과 더불어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는 축제 공간을 프로그램 주제별로 묶어 누구나 알기 쉽게 배치했다. 점(축제장소 곳곳), 선(성곽길), 면(광장, 수원천 등)으로 이어진 축제공간을 돌아다니며 관광객 취향대로 즐길거리를 선택하고,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A존인 행궁에서는 대표프로그램, B존인 장안공원은 시민프로그램, C존인 방화수류정은 야간프로그램, D존인 연무대는 야조, 능행차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표 프로그램은 △개막난장 ‘품(品)’ △미디어아트 진찬연 ‘한중록 1795’ △폐막공연 ‘야조’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등이다. 예년의 개막연과는 달리 별도 지정 좌석이 없는 ‘개막난장’ 형태로 열린공간인 행궁광장에서 문화제의 서막 공연을 한다. 시는 정조대왕과 의빈성씨의 사랑, 화성 축조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공중 퍼포먼스 및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대동난장(亂場)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후의 잔치’ 프로그램 중 하나인 1795년 봉수당에서 진행된 혜경궁홍씨 진찬연의 재현 모습.
‘왕후의 잔치’ 프로그램 중 하나인 1795년 봉수당에서 진행된 혜경궁홍씨 진찬연의 재현 모습.
문화제의 서막 공연은 개막난장 ‘품’이다. 오로지 백성만을 사랑했던 품 넓은 정조대왕의 화성 축조를 테마로 해 수원화성의 ‘품격’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수원화성문화제의 화려한 서막을 알리는 공연이다. ‘품(品)’은 또한 그 문자의 상형자체가 마치 세 개의 돌로 성을 쌓은 듯해 정조대왕의 화성 축조를 스토리텔링으로 시각화하는 데도 적합한 타이틀이다. ‘왕후의 잔치’는 1795년 혜경궁홍씨 진찬연이 열렸던 봉수당에서 미디어아트 등을 활용해 현대적 감각과 스토리텔링으로 재해석했다. ‘한중록 1795’는 유료 프로그램(티켓 2만원)으로 진행되지만 올해 회갑을 맞이한 시민 대상으로 동반 3인까지는 특별 할인해준다.

폐막공원 ‘야조(夜操)’는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고증에 의해 펼쳐진다. 수원시립공연단과 무용단, 예무단, 무용단 등 약 200명의 출연진이 어우러져 정조대왕이 집대성한 조선의 정통군사무예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대형 야외 공연이다.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화포와 신기전의 불꽃 속에 무예24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실현시키는 무예단의 박진감 넘치는 무예가 연무대를 가른다. 특히 말과 혼연일체가 돼 펼치는 마상무예 6기는 달리는 말에서 활쏘기와 쌍검술, 물구나무서기 등을 선보이며 당시 조선 최고 무예의 위엄을 여과 없이 보여줄 계획이다.

수원시 서울시 경기도 화성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인 다음달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정조대왕 재위 기간인 1795년(을묘년)에 행해졌던 조선 왕실 최대의 행렬을 세계기록유산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반해 재현한 대한민국 최대 축제로 원행행렬은 서울 창덕궁을 출발해 안양시, 군포시, 의왕시를 거쳐 수원화성과 융릉까지 총 59㎞에 걸쳐 완벽 재현한다.

수원시가 재현하는 구간은 특별히 ‘수원행행(行幸), 행복한 행차’를 주제로 8m의 거대한 정조대왕 인형 등 과거와 현대의 오브제가 한데 어우러지는 다양하고 화려한 거리 퍼레이드가 행렬의 끝을 장식하며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 하이라이트 구간인 장안문에서부터 화성행궁 광장까지의 도로 및 인도 주요 지점에 1880석 규모로 특별관람석을 설치하고 문화관광해설사가 배치돼 능행차에 대한 해설을 제공해 능행차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관람을 할 수 있다.

행궁광장 일대에서는 조선시대 분위기를 살린 저잣거리를 조성해 즐거운 축제 분위기도 한층 북돋운다. 전통과 현대를 관통하는 체험부스에서 시민들은 전통놀이, 축성 축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축제장 곳곳에 ‘규장각 책 놀이터’ 등 캠핑장과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해 휴식공간을 확보하는 등 시민 편의시설도 대폭 개선했다.

염태영 시장은 “시민들이 수원의 자랑인 수원화성 일대에서 진행되는 수원화성문화제에 참여해 짙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힘을 재충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수원시의 대표적인 축제로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2018년 경기도 대표관광축제, 2019년에는 대한민국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