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집단폭행 사망 가해자들 "살인 고의 없었다"
광주광역시에서 동갑내기 피해자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4명이 첫 재판에서 살해할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19일 광주지법 302호 법정에서 형사11부(송각엽 부장판사) 심리로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18)군 등 4명의 첫 재판이 열렸다. A군 등 2명은 살인과 협박, 공갈미수 혐의가, 다른 2명은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은 폭행과 협박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으나 살해할 고의성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피해자 B군이 폭행으로 사망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피해자가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 그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하지만 이는 최초 검시 보고서에 기록된 추정 사인일 뿐"이라며 "부검 감정서를 확인해 의문이 있다면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남은 재판에서는 B군의 사인이 폭행 때문인지, A군 등이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도 계속 폭행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달 9일 오전 1시께 광주 북구 한 원룸에서 B군을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두 달여 간 B군을 상습 폭행하고 돈을 빼앗거나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피해자의 아르바이트비를 빼앗고 매일 같이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면대에 물을 받아 머리를 처박는 고문을 하고는 피해자를 조롱하는 랩과 노래를 부르며 괴롭혔다.

수사기관은 B군이 생전에 잦은 폭행으로 허리를 펴지 못했고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부었던 점, 사망 당시 늑골이 다수 부러지고 전신 근육이 손상된 점, 피고인들이 '이렇게 때리면 죽겠구나'라고 진술하는 등 피해자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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