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다른 회사와 공동사업을 추진하면서 소속 연예인에 대한 권리를 넘겨줄 때는 미리 연예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강다니엘 씨가 기존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면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강씨가 두 달 전 L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10일 전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LM과 제3자가 지난 1월 체결한 공동사업계약은 LM이 강씨에 대한 전속계약상 권리 대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이라며 “LM의 이런 행위는 전속계약에 반할 뿐만 아니라 전속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 판결로 강씨는 독자적인 연예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강씨 소송의 대리는 법무법인 율촌이 맡았다. 염용표 율촌 스포츠엔터테인먼트분쟁 팀장(사법연수원 28기)은 승소 배경에 대해 “전속계약서에 따라 반드시 있어야 할 ‘강씨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재판부가 이 점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사업계약의 법적 성격은 전속계약상 권리 양도라는 점을 밝힌 최초의 판례”라며 “연예인이 소속사와의 분쟁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