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국 이티에스 대표가 충남 아산 본사에서 2차전지 패키지 라인 장비제작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윤진국 이티에스 대표가 충남 아산 본사에서 2차전지 패키지 라인 장비제작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충남 아산의 2차전지 자동화 장비 제조기업인 이티에스(대표 윤진국)는 지난해 중국 2차전지 제조업체에 장비를 수출했다가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해 1월 현지 기업이 투자한 2차전지 공장 가동 시기에 맞춰 100억원 규모의 설비를 납품했는데 공장 신축이 지연되면서 4억원의 손실을 봤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엔지니어 20여 명을 투입해 공장이 완공되는 5개월간 고가의 장비를 관리하느라 진땀을 뺐다”며 “손해를 보더라도 책임감 있게 장비를 설치해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해당 기업으로부터 현장 대응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60억원 규모의 장비를 추가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티에스 기술력, 해외서도 '엄지 척'…'2차전지 자동화 장비' 2년간 총 800억 수출 계약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미국 폴란드에 300억원 규모의 자동화 장비 공급에 이어 올해 추가로 500억원 규모의 수출을 추진하는 등 해외 물량 확대에 나선다고 15일 발표했다.

내년에는 90억원을 들여 아산 스마트밸리산업단지에 2공장을 신축한다. 윤진국 대표는 “전기자동차 부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2차전지 자동화 생산공정에 필요한 자동화 장비 수요가 늘고 있다”며 “올해 740억원, 내년 1000억원 매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차전지 자동화 설비를 국내 대기업에 납품해 지난해 3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차전지는 외부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 형태로 바꿔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이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팩을 제조하는 패키지 장비(6대)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지난해에는 기존 장비의 성능은 높이고, 무게는 절반으로 줄인 자동화 장비를 개발했다. 일반 장비는 분당 평균 15~20개의 배터리 팩을 제조하지만 이 장비는 최대 36개까지 생산 가능하다. 5~7t 무게를 4t으로 줄여 이동성과 효율성도 높였다.

이 회사는 2차전지 외에 선박 제조에 사용되는 자동화 장비를 개발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6년 용접봉 제조기업과 공동으로 용접봉 ‘플럭스코드 와이어(FCW)’를 자동으로 감아주는 장비(권취기)를 개발해 선박 제조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팩의 분리막 사이에 전극을 넣는 자동조립 장비도 개발했다. 올해는 대기업과 협업해 150억원을 들여 배터리 팩을 전기차에 자동 탑재하는 설비를 개발 중이다. 윤 대표는 “자동화 장비 제조기업 특성상 현장에 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설계, 조립, 제어 관련 엔지니어들의 기술력이 중요하다”며 “고도화된 기술력을 가진 엔지니어 육성을 위한 체계화된 교육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