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풀어야 할 현안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부터 국민연금 개편안,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나같이 파급력이 크고 노사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논의들이다. 장외 강경투쟁을 벌이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경사노위 합류를 저울질하는 이유다.

탄력근로제부터 국민연금특위, 금융·해운산업委…노동현안 넘어 복지·산업이슈까지 망라
경사노위의 첫 과제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다. 정부가 근로시간 일괄 단축에 따른 산업계 부담을 일부 줄이기 위해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탄력근로제는 업무가 몰릴 때 법정근로시간(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업무가 적을 땐 근무시간을 줄이는 제도다. 단위기간(현행 최장 3개월) 중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법정근로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주 52시간 근로’ 보완책으로 현행 3개월인 단위기간을 6개월~1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작년 12월 발족한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민연금 개편 문제 역시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과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노동계는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급액)을 지금(지난해 기준 44.5%)보다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경영계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홉 차례 전체회의를 했지만 노사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4월 정기국회 일정을 고려해 3월 말까지 합의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작년 7월 출범한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위원회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법 개혁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해고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권리 보장을 크게 확대하는 공익위원 안을 마련했지만 노사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오는 7월까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건강보험제도 개선안을,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산업안전 감독행정 체계 개선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금융산업위원회, 해운산업위원회 등 업종별 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