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을 예술도시로 만든 아라리오
충남 천안의 아라리오 조각광장(사진)에는 대형 예술작품 30여 점이 설치돼 있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인 이곳은 향토 기업 아라리오(회장 김창일)가 1989년부터 조성했다.

아라리오는 조각광장 조성 30주년을 앞두고 최근 작품 일곱 점을 새로 설치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김창일 회장은 “예술작품에 변화를 줘 천안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예술이 주는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거리 위의 갤러리’로 불리는 이 광장에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있다. 모금함을 든 금발의 소녀상, 흰색 원형돌기들을 묶은 형태의 대형 구조물, 춤추는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 추상 작품이 대표적이다. 2005년 설치된 금발의 소녀상은 영국 스타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인 ‘채러티(Charity)’로 천안을 세계적인 예술 도시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설치된 원형돌기 구조물은 일본 작가 고헤이 나와의 ‘매니폴드(Manifold)’로 높이 13m, 너비 16m의 초대형 작품이다. 조성 기간 3년에 설치비용만 50억원이 들어갔다.

조각광장의 첫 작품인 20m 높이의 ‘수백만 마일’을 비롯해 ‘수보드 굽타’ ‘키스 해링’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김 회장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광장을 세계 유명 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는 영국 미술전문지 ‘아트리뷰’가 선정한 세계 1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린 미술품 수집가다. 김 회장은 “신세계백화점 충청점과 천안버스터미널을 운영하는 사업가지만 1999년부터 씨킴(CI Kim)이란 이름의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며 “세계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전시해 문화공간의 격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