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문우람이 회견 도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부조작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문우람이 회견 도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부조작 혐의로 프로야구에서 퇴출된 전 NC다이노스 투수 이태양(25)이 승부조작 브로커 혐의를 받은 전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26)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는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문우람의 결백을 호소하기 위한 성격이 컸다. 둘은 2016년 프로야구를 강타한 승부 조작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상무 소속으로 군인 신분이었던 문우람은 프로 입단 동기인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군사법원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받았다.

문우람은 이에 불복해 전역 후 항소했으나 2심에서 기각됐다. 이후 대법원도 심리 불속행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태양은 먼저 "큰 죄를 지어서 야구를 좋아하시는 팬들과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자신이 승부 조작에 가담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승부 조작 브로커와 나, 그리고 문우람이 2015년 5월 22일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창원지검은 우리를 승부 조작에 공모한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양은 "1차 조사에서 해당 검사는 문우람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나에게 돈이 전달됐다고 허위 사실을 얘기했다. 그 거짓말에 넘어가 문우람도 (승부 조작을) 아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내가 검사에게 속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중에 진술을 번복하려 했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문우람은 통장 조회까지 모두 허용했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서야 검사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태양은 "(NC 다이노스) 구단에서 도와준다고 약속하며 자수를 권유했다. 군대에 다녀오면 구단에서 다시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구단은 언론과의 접촉을 막고 나에 대한 악의적인 인터뷰를 했다. 구단이 지정해준 변호사는 문우람 무죄에 대해 얘기를 하면 재판에서 불리하게 될 수 있다며 내 입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태양은 마지막으로 "나의 잘못으로 우람이가 누명을 쓰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것에 대해 너무 속상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억울하게 희생된 우람이가 반드시 재심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자리를 함께 한 문우람은 눈물을 보이며 "저는 승부조작 브로커가 아니기에, 제 부모님은 승부조작 선수의 부모님이 아니기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실을 꼭 밝히고 싶다. 간절히 부탁드린다. 저에게 씌워진 승부조작 브로커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승부조작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부조작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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