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우대지역으로 지정된 석문국가산업단지 전경.  /당진시 제공
지원우대지역으로 지정된 석문국가산업단지 전경. /당진시 제공
경기 평택시의 폐수처리 약품제조 기업인 넥스테크는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로 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지원율이 크게 높아져서다. 넥스테크 관계자는 17일 “올해 100억원을 들여 공장 증설을 준비 중”이라며 “평택공장과 40분 거리에 있고 수도권과 충청권으로 가는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기업 지원금도 높다”고 설명했다.

당진 석문산단, 지원우대지역 지정… 투자 쇄도
경기 침체와 수도권 규제 완화로 미분양 직격탄을 맞은 석문국가산단이 정부의 ‘지원우대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수도권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당진시 석문면 고대면 일원 1081만4000㎡에 있는 석문산단은 2015년 조성됐다. 평택시 아산국가산업단지와 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를 연결하는 중부권 거점단지로 주목받았지만 준공 3년이 지난 현재 분양률은 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경기 침체로 국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데다 수도권 규제 완화로 기업들이 지방 이전을 꺼린다는 게 당진시의 설명이다. 당진시가 수도권 인접 지역으로 분류돼 다른 지방에 비해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율이 낮았다는 점도 원인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투자기업 유치에 대한 국가의 재정자금 지원기준’을 개정하면서 석문산단 기업 유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석문산단 입주기업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토지매입가의 9% 이내’에서 ‘40% 이내’로 대폭 확대됐다. 설비투자 지원금도 기업이 투자한 금액의 ‘11% 이내’에서 ‘24% 이내’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업들의 투자 부담이 그만큼 크게 줄어들게 됐다.

지원우대지역은 공장 준공 이후 3년이 지난 후에도 분양률이 50% 미만인 경우 한시적으로 시행되는데 석문산단은 지난달 29일부터 적용됐다. 정본환 당진시 기업지원과장은 “지원우대지역 지정 전에는 1주일에 입주 문의가 한두 건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0건 이상으로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충청남도가 정부의 투자유치 우수지역으로 선정돼 올해 한시적으로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국비보조비율이 75%에서 80%로 5%포인트 높아진 것도 석문산단 분양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금속소재, 신소재, 자동차 관련 기업은 투자가치가 높다. 호서대 산학융합캠퍼스가 지난해 석문산단에 개교해서다. 신소재공학과, 기계로봇자동화공학과, 자동차ICT공학과 등 3개 학과에 5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첨단금속소재산업 초정밀기술지원센터 유치가 확정됐다. 초정밀기술지원센터는 3D 역설계 시스템, 3차원 측정기, 금속현미경 등 21종의 첨단 초정밀가공장비를 도입해 금속소재 산업을 육성하게 된다. 산학융합캠퍼스는 이 장비를 활용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

이해선 당진시 경제환경국장은 “충남산학융합원이 전문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초정밀기술지원센터는 기업의 시제품 제작 지원 등 연구개발을 지원한다”며 “지원우대지역 지정과 초정밀기술지원센터 유치 등의 호재에 힘입어 수도권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유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