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 변화로 이어지는 미투는 계속돼야
2일 오후 부산 동래구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미투 폭로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투 운동 이후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L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던 A 씨는 "가해 교수와 피해를 본 학생 다수가 싸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학교 측의 조사과정에서 권력과 개인이 싸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어 "피해를 호소한 20여 명의 학생이 해당 교수의 파면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사과 없이 해당 교수가 해임되는 데 그쳤다"며 "오히려 학생들이 학교 측의 조사과정에서 2차 피해만 입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기자회견으로 교수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부산대 박사 수료생 B 씨는 "사과는 받지 못했고 증거가 있느냐는 말만 돌아왔다"며 "살기 위해 시작했던 미투는 오로지 출발일 뿐이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용기를 내 미투를 폭로한 피해자들은 미투 운동 과정에서 돌아온 것은 2차 피해뿐이었지만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미투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과 함께 미투 운동을 이어갔던 미투운동부산대책위는 "미투 운동 이후 학교, 기업 등 여러 기관에서 개혁을 시도하기보다 자기방어적 태세로 똘똘 뭉쳤다"며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 평등 사회를 위해 정면으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가해자는 행정 소송 등을 통해 기관의 판단에 재심을 청구하는데 피해자는 현 제도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지속해서 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지원 방안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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