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에서 국제중재팀장을 맡고 있는 임성우 변호사(앞줄 왼쪽)와 국제중재팀원들. 광장 제공
법무법인 광장에서 국제중재팀장을 맡고 있는 임성우 변호사(앞줄 왼쪽)와 국제중재팀원들. 광장 제공
국내 시장에서만 활동하는 ‘로컬로펌’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로펌’의 차이는 뭘까. 로펌 업계에서는 그 기준이 ‘국제중재’라는 데 이견이 없다. 영미권의 글로벌 로펌들 또한 국제중재 전문가 인력 확보를 필수 요소로 꼽는다. 지난해 광장이 설립 40주년을 맞아 ‘글로벌 로펌 원년’을 선포한 배경에도 국제중재 전문 인력에 대한 광장의 자신감이 묻어 있다.

◆엘리엇 ISD 수임으로 능력 ‘입증’

광장의 자신감을 입증하듯 국제중재팀(팀장 임성우 변호사)은 최근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의 한국 정부 대리인으로 선정됐다.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네 번째 ISD 사건으로 론스타 ISD 이후 최대 규모의 분쟁이었다. 한국에 연루된 형사 재판도 많아 난도가 높은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법무부는 6개 국내 대형 로펌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검토한 결과 광장의 전문인력이 ISD를 수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1등과 2등의 점수 격차가 꽤 났다는 게 법무부 내부 관계자의 귀띔이다.

광장은 국내 최초의 대형 국제중재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 도입 관련 ICC 국제중재’를 성공 수행한 기록이 있다. 국내 최대 규모 건설중재 사건의 하나인 ‘부산 신항만의 준설공사 관련 삼성물산과 DMM 간 ICC 국제중재’도 광장의 작품이다.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와 뉴브리지캐피털 간 ICC 국제중재도 광장이 맡았다. 초대형 국제중재 사건 분야에서 광장이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다.

최근 1년 사이에는 30여 건의 새로운 국제중재 사건을 수임했다고 광장 관계자는 전했다. 해외건설, 인수합병(M&A), 헬스케어, 에너지, 보험, 스포츠 등 분야도 다양해졌다. 어떤 고객이 오더라도 전문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고객이 다른 외국 로펌에 맡겼다가 패색이 짙어진 중동 건설 프로젝트 관련 중재사건을 중간에 수임해 반전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는 업계에서 회자될 정도다.

◆국제중재 전문가 최다 포진한 광장

광장 국제중재팀은 싱가포르 국제중재법원 초대 상임위원을 지낸 임성우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김앤장에서 근무하며 하노칼 ISD 사건을 맡았던 주현수 변호사도 광장에 둥지를 틀었다. 데이비드 킴(David Kim) 캐나다 변호사는 세종에서 론스타 ISD를 수행했다. 임아영 변호사는 법무부 국제법무과에서 한국 정부를 대표해 론스타, 하노칼, 다야니 사건을 진행했다.

전문 인력 뒤에는 끊임없이 전문성을 불어넣는 연구기관도 포진해 있다. 광장이 지난해 국내 대형 로펌 최초로 설립한 국제통상연구원이 광장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 무역위원회 위원장 및 서울대 국제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한 박태호 연구원장이 주축이다. 37년 외교관 경력을 토대로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 분야와 국제거래 분야에서 인정받는 최석영 고문도 힘을 보태고 있다. 고려대 통상법연구센터 전임연구원인 허난이 박사도 주요 ‘브레인’이다.

임성우 변호사는 “ISD 경험이 있는 변호사를 대거 영입해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며 “엘리엇 ISD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