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예술계를 넘어 의료계 교육계 등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미투 물결에 휘말렸다. 8일에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A교수가 간호사를 성추행해 해당 간호사가 병원을 떠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A교수의 동료 12명이 공개한 내부 보고서에는 2013~2014년 A교수가 여성 직원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하고 성적 행동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외과계열 교수 B씨가 1999년 당시 인턴으로 근무하던 C씨를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B교수가 회식자리에서 취해 몸을 못 가누던 C씨를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피해자가 저항해 포기하고 떠났다는 내용이다. 해당 교수는 취한 인턴을 호텔 방에 데려다줬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일고 있다. 한국얀센 영업부 등에서 7년간 근무하다 퇴사한 D씨는 “퇴사합니다. 꼭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최근 임직원에게 보냈다. D씨는 영업 대상이었던 의대 교수와 사내 직원들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대학가에서도 미투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대에서는 “퇴임 교수에게 연구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7일 나왔다. 또 대학에서 양궁을 전공하는 여학생이 여자 선배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해 학교 측에 알렸으나 오히려 따돌림을 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성폭력 예방 대책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성희롱 예방 전담팀을 신설하고 제3자가 익명으로 성폭력 사실을 제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본인이 조심했어야지” “둘이 연애 감정이 있었던 거 아니냐”고 말하는 등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면 가해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징계한다는 규정도 신설한다.

이지현/박상용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