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대책' 안보이는 장미대선

근본해법 고민 없이 앞다퉈 "돈 더 주겠다"
연금 개혁 서두르고 노인 일자리도 늘려야
지난 2월 서울 서대문 사회복지관을 방문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이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있는 어르신들을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2월 서울 서대문 사회복지관을 방문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이 스포츠댄스를 배우고 있는 어르신들을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전체 인구의 14%에 달하는 노인 인구는 한국 사회에 큰 부담이다. 비대해진 노인 인구는 각종 연금과 보험 고갈 시기를 앞당긴다. 생산과 소비 능력이 다른 연령대보다 낮아 경제 활력도 떨어뜨린다. 고령사회(65세 인구가 14% 이상)가 성큼 도래했지만 대선후보들의 공약에선 ‘고령화 대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노인 표를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만 넘쳐난다.

◆2023년 건보기금 고갈

[한국도 내달 고령사회 진입] 연금 고갈 눈앞인데…표 급한 대선후보들 '퍼주기식 노인 공약' 남발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2016~2025년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8대 사회보험의 재정수지는 급격하게 나빠진다. 국민연금 등 4대 연금과 건강보험 등 4대 보험 가운데 2025년까지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는 보험·연금은 5개(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에 달한다. 4대 연금의 수급자 수가 지난해 477만명에서 2025년 734만명으로 1.5배 증가하면서 재정 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탓이다.

건강보험 기금은 내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현재 21조원에 달하는 적립금도 2023년께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 의료비가 증가하면서 1인당 급여비가 지난해 96만원에서 2025년 180만원으로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금 퍼주기’ 골몰하는 정치권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지난해 3763만명을 정점으로 올해부터 줄기 시작해 2065년엔 2062만명으로 쪼그라든다. LG경제연구원은 “노동인구 감소로 인한 생산성 저하 흐름을 개선시키지 못할 경우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초반 3.6%에서 2020~2024년 1.9%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선후보들의 고령화 관련 공약은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대부분 ‘현금성 노인복지’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노인 하위 70%에게 월 평균 20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의 대상과 금액을 하위 80%, 월 30만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역시 기초연금 대상을 모든 노인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당장 표심을 잡기 위해 무작정 현금을 뿌리는 공약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노인 인구 급증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시스템을 고민하는 후보가 없다”고 지적했다.

◆“노인 일자리 늘려야”

전문가들은 연금 재정을 건전화해 고갈 시기를 늦추는 한편 노인이 노동시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연금에 기대는 시기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보험료율 인상이다. 전문가들은 1998년 이후 9%에 멈춰 있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최소 12%대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금을 받는 노인 수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수다. 최병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업의 연공서열식 직급체계와 임금체계를 바꿔 노인들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선후보들은 생산가능인구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등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노동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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