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메르켈 (사진=방송화면 캡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첫 정상회담을 열었으나 분위기는 냉랭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양국 간 민감한 현안들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두 정상은 악수도 하지 않은 채 날선 회담을 갖는 등 첫 만남부터 분위기는 차가웠다.

포토타임에서 사진 기자들이 두 정상에게 악수하는 장면을 요청하자 메르켈 총리가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악수하시겠어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못 들은 척 자신의 두 손을 꼭 마주잡은 채 정면만 바라봤다.

지난달 트럼프와 아베 일본 총리의 화기애애한 정상회담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기자회견에서도 두 정상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방위비와 관련해서 트럼프는 “많은 (나토) 국가들이 과거에 많은 액수를 빚졌는데 이는 미국에 매우 불공정하다. 이 국가들은 그들의 몫을 내야 한다”며 나토 회원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했다.

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농담은 회담 분위기를 더욱 경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도청 논란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오바마 정부에 의한 도청에 관해서는 나와 메르켈 총리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국(NSA)이 메르켈 총리의 전화를 감청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를 염두한 농담이었지만, 도청 폭로는 독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미국과의 관계를 크게 위협하는 사건이었기에 이날 메르켈 총리가 당혹스러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고승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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