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당시 원미동 사람들이 마을 청소를 하는 모습(좌) · 소설 《원미동사람들》 주인공을 조형화한 옛 원미구청 앞 ‘원미동사람들의 거리’(우)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당시 원미동 사람들이 마을 청소를 하는 모습(좌) · 소설 《원미동사람들》 주인공을 조형화한 옛 원미구청 앞 ‘원미동사람들의 거리’(우)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더라고, 연초록 잎사귀들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원미동 어디에서나 쳐다볼 수 있는 길다란 능선들 모두가 원미산이었다.’

수도권 최대 규모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부천시 원미산 진달래동산기념 표석에 새겨진 양귀자 씨의 소설 《원미동사람들》의 한 구절이다.

소설가 양씨는 1982년부터 10여년간 원미동에 살았다. 원미동 주민으로서 직접 몸으로 부대끼며 느낀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엮어 소설집 《원미동 사람들》을 1987년 발표했다. 소설의 무대는 부천시 원미동이었지만 1980년대를 살아간 우리 이웃들의 애환과 삶의 모습에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TV 드라마와 영화·연극으로도 재탄생해 부천시민은 물론 많은 사람에게 추억과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원미동 사람들》은 현재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 1980년대 소시민의 삶을 문학적으로 잘 표현한 걸작으로 꼽힌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과 배경인 은혜네, 원미동 시인 몽달 씨, 행복사진관, 김포수퍼, 지물포 등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인정 많은 이웃의 모습이다.

소설 속의 원미동 거리는 30년이 지나면서 당시 모습을 찾기 어렵지만 주변 풍경은 그대로 남아있다. 부천시는 원미어울마당(옛 원미구청) 앞에 ‘원미동사람들의 거리’를 조성해 소설 속 인물인 몽달 씨, 강 노인 등의 동상과 조형물을 세워놓고 옛 원미동 거리를 추억하고 있다.

부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