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7일 정기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합의 등과 관련해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이날 낮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는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와 학생 등 경찰 추산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1천244차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이날 새벽 경기 광주시의 위안부 할머니 지원시설 '나눔의 집'을 출발해 집회 현장까지 릴레이 마라톤을 벌인 체육시민연대와 신일본스포츠연맹 소속 회원 30여명도 동참했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0) 할머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이렇게 (위안부) 할머니들을 괴롭힌 정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 할머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일조약 때 위안부 문제를 해결 지었으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며 "과거 대통령들은 아무 일도 안 했을 뿐이지 이렇게 할머니들을 괴롭히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위로금' 형식으로 주는 돈을 받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합의를 한 데 대해서 할머니들을 팔아넘긴 것밖에 안 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다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는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한일합의는 하고 해야 할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는 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집회 참가자가 정부를 '친일정부'라고 소리치자 이 할머니는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