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위해 여기 선 여성 김학순'…작고 위안부 할머니들 이름 새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는 동판이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과 나란히 놓였다.

시민단체 ㈔평화디딤돌과 일본 시민단체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6일 정오 서울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천225차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동판 5개를 주최측에 전달했다.

이들 동판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 김운성·김서경씨 부부와 독일인 조각가 군터 뎀니히(Gunter Demnig)씨가 각각 제작한 것이다.

김운성씨 부부가 만든 동판 3개에는 '진실을 위해 여기 선 여성'이라는 제목 아래 첫 위안부 피해 사실 증언자인 김학순(1924년생) 할머니와 김순덕(1921년생)·강덕경(1929년생) 할머니의 이름과 생몰 연월일, 출생지, 피해 지역 등이 각각 새겨졌다.

뎀니히씨가 독일에서 제작해온 동판 2개에는 '이름 없는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를 기억하며'라는 글이 한국어와 독일어로 각각 담겼다.

정대협은 전달받은 동판을 평화의 소녀상 바로 곁에 나란히 놓았다.

평화디딤돌은 앞서 5일에도 종로3가역 5번 출구 앞 보도에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를 추모하는 동판을 설치한 바 있다.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 대표인 도노히라 요시히코(殿平善彦) 스님은 "(일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해자였으나 성의있는 사죄가 실현되지 않은 데 대해 할머니들에게 사죄한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할머니들 앞에서 직접 성의있는 말로 사죄해야 하며 여러분이 이제 됐으니 그만 하라고할 때까지 사죄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너무나 속상하고 마음이 아픈데 일본과 독일에서 협력해주시니 고맙다"면서 "한을 풀지 못하고 먼저 죽은 일행들을 생각해서라도 (일본의 행동을) 그냥묵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시위에서는 경기 화성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와 화성시 여성단체협의회가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에 316만원을 기부하는 전달식도 열렸다.

이날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는 소녀상 앞에서 집회·농성을 벌인 대학생을 입건한 경찰을 규탄하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이들은 "대학생들에 대한 표적수사를 당장 중단하고 소녀상 철거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이후 수사기관의 소환 등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과 함께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