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 일당이 실체 없는 유령기업을 인수한 뒤 은행 등 11개 금융회사를 상대로 68억원대 대출사기를 벌여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부(부장검사 이용일)는 30일 실적이 전무한 기업을 인수한 뒤 가짜 재무제표를 작성해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인천 부평식구파와 광주 백운동파 조직원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부평식구파 조직원은 지난해 2월 유령기업 두 곳을 헐값에 인수해 12억여원을 대출한 뒤 돈을 갚지 않고 폐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21억원을 추가로 빌리려고 했다가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백운동파 조직원은 2014년 11월 기업 두 곳을 사들여 55억여원을 사기대출받아 운영하던 도중 적발됐다.

이들은 세무사 자격이 없는 전직 세무공무원이 허위로 작성한 재무제표를 이용하거나 연간 100억원대 매출이 있는 것처럼 속여 국세청으로부터 재무제표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금융회사를 속였다. 매출을 허위신고한 뒤 부가세를 기한 후 납부하는 방식을 쓰면 가공된 실적이 그대로 재무제표에 기재된다는 점을 악용했다.

금융회사들은 국세청에서 발급한 가공된 재무제표 등만 보고 대출을 내줬다가 피해를 봤다. 피해은행에는 중소기업 대출을 주로 하는 기업은행 등 7곳과 2금융권 회사 4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신/고윤상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