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과 한국 잇는 외교관 꿈꾸는 오강바야르씨, 서울대 졸업식 대표 연설
“꿈을 이루기 위해 밤새 공부하고 동아리에 봉사활동까지 하는 서울대 공부벌레들과의 5년이 제게는 별세상에서의 도전이었습니다.”

28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 연설을 한 몽골 출신 오강바야르 씨(24·사진)는 “수많은 도전이 다가오겠지만 다가올 어려움보다는 미래의 희망을 보고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며 이렇게 말했다.

정치외교학부를 졸업하는 오강바야르씨는 2013년 고려인 3세 홍야나씨(27) 이후 외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서울대 졸업생 대표 연설대에 올랐다. 1992년 몽골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어·러시아어·터키어 등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며 외교관을 꿈꿨다.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 사이에 낀 몽골과 한국은 공통점도 많고 앞으로 경제·외교적으로 협력할 일도 많다고 생각해 2010년 한국으로 유학왔다. 2011년 서울대 입학 후에는 외국인학생회(SISA) 회장을 맡는 등 교류 활동 확대에 힘쓰고 인권차별을 겪는 유학생들을 도왔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와 학비를 벌기 위해 공장 노동, 이삿짐 옮기는 일, 호프집 서빙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며 “힘들 때마다 ‘어려움 속에서도 부정적인 것보단 좋은 것을 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일하니 한국어를 더 잘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강바야르씨는 “서울대를 다니면서 온몸으로 느낀 것은 바로 책임감”이라며 “서울대생임과 동시에 모국 몽골 유학생 대표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또 그는 “모르는 것 투성이던 저를 졸업생 대표라는 영광의 자리에 서게 한 것은 외국인이라는 편견 없이 저를 대해준 서울대 구성원들 덕분”이라며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제가 한국에서 꿈을 찾았듯 앞으로도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오강바야르씨는 앞으로 1년간 한국과 몽골을 오가며 인턴활동 등을 통해 견문을 넓힐 계획이다. 그는 “1년 후에는 대학원에 입학해 외교학을 더 심도있게 공부하고 조국에 돌아가 외교관이 돼 한국과 몽골을 잇는 교두보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