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감염증 등 최근 곤충 등을 매개로 한 전염병이 늘고 있지만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모기 등을 매개로 한 감염병을 관리하는 '질병매개곤충과' 인력은 정규직 5명, 비정규직 12명이다.

질병매개곤충과는 일본뇌염을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 쓰쓰가무시병을 일으키는 '털진드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을 일으키는 '작은소참진드기' 등 감염을 일으키는 곤충의 개체 수 변화를 감시하고 있다.

최근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지카바이러스도 올해부터 감시 목록에 추가됐다.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 질병매개체감시센터 등에 곤충의 포집 등을 의뢰하고, 이런 방식으로 달마다 수집한 정보를 전달받아 분석, 곤충별 방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는 역할도 이 부서의 몫이다.

그러나 현재는 감시 역할 수행에만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주장이다.

질본 관계자는 "감시 분야에서도 이, 벼룩, 바퀴벌레, 등에 등 전염병을 옮길 수 있는 다른 해충의 감시 사업은 시작도 못했다"며 "제대로 질병매개체를 관리하려면 한 부서가 아니라 감시·방제·자원화 등 3개 부서를 갖춘 연구소급으로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병 매개곤충 관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열대·아열대기후 지역이 늘고, 모기 등 해충의 서식지가 늘어나면서 최근 매개곤충으로 인한 신종감염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이집트숲모기가 옮기는 지카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웨스트나일열, 치쿤구니야, 뎅기열 등이 모기를 매개로 전염된다.

국내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겨울에는 감염 우려가 크지 않지만 4월부터 매개모기가 활동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감염 위험이 커진다.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나라 밖에서 매개모기에 물려 감염된 환자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항상 열려있다.

중국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동식물 교역량이 증가하면 곤충 등 질병매개체가 검역을 빠져나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5년 동안 모기 감시사업 결과를 분석,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는 확인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은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이집트숲모기의 서식 조건을 갖춰가고 있다.

전국의 숲속에서 온 국민을 괴롭혀 일명 '전투모기'나 '아디다스모기'로 불리는 흰줄숲모기도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등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어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신종감염병이 인수공통감염병이나 매개체 관련 감염병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며 "신종플루나 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호흡기 신종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모기나 진드기와 같은 매개체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책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