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활활 타는 불 짊어진듯".."새 약값제도 곧 발표"
"후임장관 위해 '설거지'하듯 일할 것"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은 29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응하는 사전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전재희 복지부장관은 이날 장관실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그 간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전 장관은 "저출산 문제를 생각하면 등에 활활 타는 불을 지고 있는 기분"이라며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재정당국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해 다음달 열리는 심야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열린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 장관은 또 "지난 1998년 경제위기 때에도 회복 1~2년 후 빈곤율이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경제위기속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일하는 저소득층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뉴 스타트 프로젝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리베이트' 등 의약품 유통질서 문란을 바로 잡기 위해 '주는 쪽'과 '받는 쪽'을 모두 처벌하는 양벌제를 도입하는 동시에 새로운 약값제도를 마련해 곧 발표하겠다고 전 장관은 공언했다.

전 장관은 의료 영리법인 도입 여부와 관련, "우려되는 모든 문제점과 대안들을 검토하는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며 "11월에 연구결과가 나오면 시행 가능한 보완책인지를 따져 봐서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지난 1년간의 주요 성과로는 경제위기 가운데 '긴급 복지'를 대폭 확대하고 기초생활보장 수혜자를 확대하는 등 서민 생활 안정화에 노력한 점과 '아이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 출범 등 미래대비 투자를 강화한 점을 꼽았다.

또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제도개선과 지원 등 보건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신종인플루엔자 지역사회 확산을 최대한 지연시킨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한편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 전 장관은 "오늘 오후에 (갑자기) 그만두게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 뒤 "후임 장관이 왔을 때 전임 장관이 한 일 덕분에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설거지'를 하는 기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