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직자 등 사회소외계층에 일자리를 주기 위해 마련한 희망근로사업에 노인들이 몰리면서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일 도내 12개 시·군에서 저소득 주민 7천594명을 대상으로 희망근로사업이 시작됐으나 전체 참여자 중 절반 이상이 환갑을 넘긴 노인이어서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

도가 분석한 이 사업 참여자 연령은 30대 이하가 11.4%(866명), 40~50대는 37%(2천81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51.6%(3천916명)는 60대 이상이다
이 가운데는 70세를 넘긴 고령자도 1천179명(15.5%)이나 포함됐다.

그러나 각 시·군이 마련한 근로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뙤약볕 아래서 땀을 흘려야 하는 국토공원화, 저소득층 생활환경개선, 백두대간·동네마당 가꾸기, 자전거 도로정비 사업 등이 대부분이어서 힘에 부친 노인들이 탈진하거나 작업도구에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 제천에서 약초밭 잡초제거작업에 참여했던 주모(69.여) 씨가 낫으로 자신의 정강이를 찍는 사고를 당했고 같은 날 옥천에서 근로현장에 출근하던 주모(42)씨가 자전거와 함께 굴러 떨어져 부상당했다.

앞서 지난 16일 청주에서 도로변 빗물받이 준설을 하던 박모(74.여) 씨가 철제 뚜껑에 손가락을 끼는 사고를 당했고 지난 2일 청주에서 꽃길을 조성하던 김모(74) 씨가 탈장 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군마다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폭염대책을 강구하는 등 사고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청주시는 무심천사업장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파라솔을 설치했고 충주시는 컨테이너까지 마련해 참여자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 옥천군은 매일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사업장 마다 비상약품도 비치했다.

도와 시·군 관계자는 "희망근로 프로그램 대부분이 무더위 속 위험한 도로변 등에서 이뤄져 노약자한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해 참여자 전원을 산재보험에 가입시켰고 폭염 등 근로조건이 나빠지면 작업을 중단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까지 6개월간 추진되는 희망근로 참여자에게는 주 5일 근로조건으로 한달 83만원의 월급과 하루 3천원씩의 교통비가 지급된다.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