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새 겨울 137일→103일, 34일 줄었다
기상청, 서울의 기온 변화 자료집 발간

서울의 온난화가 전 세계 평균의 3배 이상 속도로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 기상청이 국립기상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모아 발간한 자료집인 '기후변화 이해하기Ⅲ-서울의 기후변화'에 따르면 서울의 연평균 기온은 1908년부터 2007년까지 100년간 2.4도 올랐다.

이는 비슷한 기간(1912-2008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 상승폭(1.7도)의 1.41배, 전 세계 연평균 기온 상승폭(0.74도)의 3.24배이다.

이 기간에 서울의 연평균 최고기온은 16도에서 17.4도로 1.4도 올랐고, 연평균 최저기온은 5.9도에서 9.2도로 3.3도 올라 겨울이 따뜻해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겨울이 지속되는 기간이 137일에서 103일로 34일 짧아져 봄이 찾아오는 시기가 3월29일에서 3월12일로 17일 빨라졌고, 여름철은 32일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08년부터 1917년 사이 10년간 총발생일수가 12일에 불과했던 열대야는 1998~2007년에는 이의 6배인 72일로 늘어났다.

기온이 영하 이하로 떨어진 날의 수는 1908~1917년 평균 129.4일에서 1998~2007년 86.2일로 33.4%가량 줄었다.

이 기간에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156.1mm에서 1천580.7mm로 424.6mm(27%) 늘었지만, 연간 강수일수는 115일에서 109.2일로 오히려 5.8일 줄어 한 번에 내리는 비의 양이 많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1908년 당시 하루 10.1㎜ 수준이었던 비의 강도가 현재는 하루 14.6 mm로 4.5mm가량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연평균 강설량은 1938년에서 2007년까지 69년간 35.4㎝에서 26.7㎝로 8.7㎝(24.5%) 감소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강수량이 늘어났음에도 지난 100년간 서울의 연평균 상대습도와 구름량은 7% 감소해 서울지역의 기후가 점차 고온 건조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연평균 풍속은 1933년부터 2007년 사이 초속 0.5m가량 느려졌고, 최대풍속도 초속 0.9m 떨어지면서 2001년부터는 초속 13.9m 이상인 강풍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황사현상은 1930년대 말과 1940년대 초에 가장 빈번하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지난 100년간 강수량이 상당히 늘었지만 기온이 오르면서 증발량이 늘어나고, 호우가 많아지면서 실질적으로 비가 오는 날의 수는 줄어들어 고온건조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