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스고이(대단하다)” “오이시(맛있다)”

최근 포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30여명은 포항 구룡포의 한 식당에서 포항 특산물인 과메기와 신선한 회 맞을 본후 이처럼 감탄사를 연발했다.이들은 포항시가 기획한 ‘일본인 관광객 1만명 유치’ 프로그램의 첫 방문단으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포스코 역사관과 대통령 생가,죽도시장등을 둘러본후 마지막으로 미식 관광을 즐겼다.

포항시는 ‘100엔=1500원 시대’를 맞아 지난달 시 산하에 ‘일본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는등 올해안에 일본인 관광객 1만명 유치를 목표로 일본 공략에 올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포항취재때 항공료를 뺀 국내 체류비용 일체를 부담하는 조건을 내걸고 일본 141개 언론사에 시장명의로 공문을 보냈다.죽도시장에는 일본어 표기 간판을 제작하고 격자형 팜플렛 제작,상품 소포장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또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거주했던 구룡포읍의 일본인 가옥과 거리를 100년 전 모습으로 복원해 이들의 발길을 잡기로 했다.장정술 일본TF팀장은 “죽도시장과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과메기 전복 등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하면 일본 관광객 1만명 유치는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근 경주시도 5박 6일 일정에 16만8000엔(약 200만원 상당)짜리 상품을 내놓았다.이미 선예약자만 벌써 300명.10월까지 일정이 짜여졌다.대게의 고장인 영덕,울진군도 인근 포항·경주시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로 이달부터 매회 20명씩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인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경북 미식(美食)기행’이란 테마로 영덕 등 경북 동해안을 찾고 있는 일본 관광객들은 첫날 영덕 강구항 일대에서 대게 미식 투어를 하고 이튿날 포항에서 과메기를 맛본 뒤 구룡포 일대의 일본인 가옥 거리를 둘러보고, 마지막 날 경주 불국사 등을 관광하는 일정을 즐긴다.

이들 관광상품은 약 200만원 정도로 1948년 전후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인‘단카이세대’가 주 고객이다.
서원 경북도 관광산업국 계장은 “단카이 세대는 신소비층으로 각광받는 60∼70대 일본 관광객들로 영덕대게 맞에 매료돼 일부 관광객들 중에는 대게 식당에 선금 2000만원을 주고 대게를 확보하는 미식가들도 눈에 띈다”면서 “ 올해 일본인 관광객 45만명 유치가 목표다”고 말했다.

경북 영덕군 강구면에서 대게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월선(큰언니 대게식당) 사장은 “국내경기가 나빠 예년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올해는 예상하지도 않았던 일본 관광객들이 몰려와 다행”이라며 “식당들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일본어 공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 쇼핑을 겸한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외사과에 따르면 올들어 2월말까지 부산항을 통해 출입국한 일본인은 5만38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6384명에 비해 4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시는 후쿠오카 지역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지역 인바운드 여행사인 (주)조이트래블과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후쿠오카 지역에서는 항공노선이 개설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후쿠오카~부산~광주를 잇는 선박상품도 개발키로 했다.광주시는 광주김치축제와 2009광주세계광엑스포,디자인비엔날레,남도음식문화큰잔치 등 지역의 주요 이벤트를 주요 관광단지와 연계해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자체의 일본인 관광프로그램이 대부분 먹거리와 쇼핑 위주로 가고 있는 것은 개선돼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울산대 경제학과 조재호 교수는 “고환율 시대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관광수출국으로 변신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수 있다”면서 “과거 일본의 밥솥이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얻는 것처럼 우리도 산업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로 일등 산업관광상품을 키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방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