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일대가 산업성장 동력을 하나둘씩 추가하면서 도심 산업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시산업을 출발점으로 영화 · 화랑 중심지에서 비즈니스 · 주거타운,의료,유통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해운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진원지는 벡스코가 위치한 센텀시티 일대.지난해 633건의 행사를 치르면서 340만명이 다녀갔다.

개장한 2001년보다 4배나 많은 관람객 수치다. 지난해 가동률도 62%를 넘었고 2012년에는 7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시공간이 부족해 2012년을 목표로 제2전시장을 한창 준비 중이다. 60개사가 입주한 센텀시티 내 정보통신센터도 입주신청자가 몰려 제2타운을 검토하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도 들어서 정보통신과 영화관련 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운대 일대는 영화관과 화랑들이 몰리면서 문화중심지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센텀시티 내에 필름현상과 편집,녹음 작업 등을 하는 영화후반기지를 준공한 데 이어 부산영상센터도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과 영상문화관을 갖추고 2011년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해운대 달맞이언덕을 중심으로 화랑촌들도 형성되고 있다. 전시 및 경매 전문인 조현화랑과 코리아아트센터,갤러리 몽마르트 등 15여곳에 이른다. 노보텔 앰배서더부산호텔도 화랑을 설치,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센텀시티에는 108층 규모의 비즈니스센터도 들어서고 있고 인근의 수영만 매립지에는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는 건물들이 잇달아 둥지를 틀고 있다. 이곳에는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이 추진하는 80층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건립 중이다. 현재 이 수영만매립지 주거타운에는 부산상의 의원 가운데 절반이 거주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부산뿐 아니라 분양자 가운데 창원과 울산지역 거주자도 20%나 된다"며 동남권의 최고급 거주지로 자리매김한 셈이라고 말했다.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는 또 메디컬 리조트 벨트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 호텔들도 앞다퉈 의료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은 피부과,치과,한의원,성형외과 등을 갖춘 메디컬 리조트를 개설했다. 노보텔 앰배서더부산도 치과와 피부과를 운영 중이다. B&B호텔도 전통 대체의학을 활용한 웰빙 뷰티 케어숍을 운영하고 있다. 주 고객은 일본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러시아 필리핀 등 여행객.이 밖에 해운대 신시가지에 해운대백병원이 건립되고 있고,기장지역에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이 내년 완공목표로 건립 중이다.

부산 '해운대 상권'을 놓고 유통업체 간 사활을 건 대격돌도 시작되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센터인 신세계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점 개장이 3월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개장에 앞서 연간 1500억원대로 추정되는 부산권 상품권 시장 진입에 적극 나서면서 기존 유통업계에 도전장을 냈다. 기존 업체들도 맞대응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오픈 예정인 부산 중구 광복점과 함께 부산권 4개점 간 네트워크화 및 롯데마트 등과의 공조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신세계의 공세에 맞설 계획이다. 홈플러스 등도 서비스를 대폭 강화키로 하는 등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