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장마전선은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겨날까.

◇ 두 고기압 `세력다툼' 사이에서 발생 = 기상청과 기상학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공에 장마전선이 만들어지는 것은 기온차이가 큰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 전선이 생긴 후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겨울철에는 하와이 부근 태평양에 있다가 여름이 가까워지면 점차 북서태평양쪽으로 이동한다.

이때까지 한반도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 움직이면서 날씨를 변화시키다가 6월 들어서면서부터 오호츠크해에서 동해쪽으로 고기압이 쭉 뻗어 나오기 시작한다.

오호츠크해는 겨울철에는 결빙돼 있다가 봄이 되면 녹기 시작하는데 이 차가운 물로 바다의 수온은 대륙에 비해 10도 정도 낮다.

여기에다가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머물면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만들어진다.

물론 이 고기압은 차고 습기가 많은 해양성 기단이다.

이처럼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온도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두 고기압 사이에는 뚜렷한 전선이 생긴다.

이 전선은 잘 움직이지 않는 대신 머무르는 성질이 있고 저기압이 이 전선을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인다.

대부분 매년 6월 하순에서 7월 중순까지 이 전선이 우리나라 상공이나 인근 상층에 위치하면서 흐리거나 비를 뿌린다.

◇ 오르락 내리락 하며 한반도에 영향 = 장마 초기에는 북쪽 고기압의 세력이 상대적으로 세기 때문에 전선이 남해상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보슬비가 내리고 기온이 낮아진다.

하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차츰 매우 커지면서 덥고 습기가 많은 열대기류까지 유입되면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기도 한다.

장마전선은 규칙적으로 올라가지 않고 장마전선 양쪽 고기압의 세력에 의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이것이 장마전선의 남북진동이다.

북쪽 고기압의 세력이 일시적으로 강해지면 전선은 남쪽으로 내려가서 북쪽 고기압의 영역 안에 들게 되므로 비교적 산뜻하고 맑은 날씨가 된다.

반대로 남쪽 고기압의 세력이 일시적으로 강해져서 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면 남쪽 고기압의 영역 안에 들게 되면서 무더운 여름 날씨가 나타난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가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 한반도를 장악하면 장마전선은 약화되면서 소멸한다.

◇ 4일 빨리 시작된 올해 장마 = 올해 장마는 작년보다 4일 빠르고 평년에 비해서는 2∼7일 일찍 시작됐다.

기상청은 "금년 장마는 좀 빨리 시작됐지만 7월 전반에는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며 "6∼8월 여름철 강수량은 346∼676㎜로 평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기온과 강수량은 예년과 비슷한 가운데 일시적인 저온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온의 변동폭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또 8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평년처럼 무더운 날씨가 나타나겠으며 대기불안정으로 국지성 호우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기상청은 작년까지만 해도 3개월이나 1개월 예보를 통해 장마 시작과 종료 시점을 모두 예보했지만 올해부터 장마가 끝나는 시점을 장기적으로 예보하지 않는다.

이는 최근 몇년사이 장마가 끝난 후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일부 학계를 중심으로 장마와 우기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