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파주신도시에서 동시분양되는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2724가구가 당초 예상과 달리 채권입찰제를 피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 잣대인 '주변 시세'를 결정하는 기준지역이 이들 아파트의 예상 분양가보다 낮거나 엇비슷한 파주시 교하지구 또는 금촌지구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파주신도시에서 다음 달 초 동시분양될 중.대형 아파트의 실질 분양가(순분양가에 채권매입액을 합친 금액)는 3.3㎡당 1100만원 선,중.소형은 95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 같은 분양가는 은평뉴타운과 파주신도시 인근인 고양시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보다 낮고,싸게 공급될 광교신도시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수요자들의 큰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하.금촌지구 집값이 채권입찰제 기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중.대형 아파트는 지난달부터 실질 분양가가 주변시세의 80%에 맞춰지도록 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되고 있다.

종전에는 채권매입 기준금액이 주변 시세의 90% 선이었지만 수요자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에 따라 이같이 낮춰졌다.

하지만 파주신도시의 경우 주변 시세가 신도시 예상분양가의 80%를 넘는 곳이 없어 아예 채권입찰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도 파주에서 채권입찰제 대상 아파트가 분양됐지만,주변에 시세의 기준이 될 만한 단지가 없었던 데다 파주와 가까운 일산신도시는 고양시에 속해 행정구역이 달라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파주시청 관계자는 "인근 교하지구나 금촌지구의 민영아파트를 기준으로 채권입찰제 적용 여부가 정해지지 않겠느냐"며 "분양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채권매입기준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가 교하지구 시세와 비슷

현재 교하지구나 금촌지구 아파트값은 이번에 분양될 파주신도시 아파트 예상분양가와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

동시분양을 추진 중인 업체들은 중.대형 아파트는 3.3㎡당 1100만원,중.소형은 950만원 안팎에 분양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파주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에 채권입찰제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주변 시세가 최소한 3.3㎡당 1320만원은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2일 현재 교하지구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평균 1100만원대,금촌지구는 800만원 중반 선이다.

교하지구는 파주신도시 분양가와 비슷하고,금촌지구는 오히려 가격이 저렴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매입 기준이 되는 주변시세가 비슷하거나 낮은 만큼 분양계약자들이 추가로 채권을 매입할 필요가 없다"며 "주변 일산신도시 아파트값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채권입찰제가 적용될 수 있지만,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첨권 청약가점 높아질듯

파주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에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청약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져 공급물량의 50%(1362가구)를 차지하는 청약가점제 물량의 당첨권 점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파주신도시 당첨 가능권 점수를 40~45점으로 예상했었다.

중.소형 아파트 역시 예상 분양가(3.3㎡당 950만원)가 연내 공급될 은평뉴타운이나 내년 9월 공급될 광교신도시보다 3.3㎡당 150만원 정도 낮은 데다 일산이나 김포 등 주변에 실수요층이 두텁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파주신도시에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으면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 9월 이곳에서 3.3㎡당 1297만원에 공급된 '한라비발디'보다 3.3㎡당 190만원 정도 싸다는 얘기가 된다"며 "수요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 청약자들이 몰릴 경우 당첨 가능권 점수 역시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