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문화 콘텐츠가 경쟁력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세계적 게임 이벤트를 통해 한국을 게임 종주국으로 만들겠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e-스포츠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대회 '월드사이버게임즈(WCG) 2004'에서 한국이 게임 종주국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부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WCG에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참석,"게임에 필요한 하드웨어는 일본의 소니 닌텐도 등이,소프트웨어는 일본과 유럽이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게임 산업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보다 직접 게임을 하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게임 이벤트를 통해 한국이 게임 종주국이 되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게임을 즐기는 젊은 세대가 성장해 주력 소비계층이 됐을 때 게임 이벤트를 마련한 기업과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부터 WCG의 월드와이드 스폰서로 참여,지속적으로 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제4회 대회인 이번 WCG에는 전세계 63개국 7백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윤 부회장은 "기업들이 올림픽을 후원해서 이미지와 신뢰도를 높여 물건을 파는 것처럼 삼성전자는 WCG를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WCG는 삼성전자와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게임 산업 참여방식에 대해 "삼성전자가 게임 개발에 참여할 계획은 없으며 개발된 게임을 유통할 계획"이라며 "국내 벤처기업들이 게임을 개발하기는 쉽지만 유통은 어려운 환경인만큼 대기업이 맡아 게임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차원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부회장은 WCG에 대한 인지도가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과 관련,"본래 목표가 세계적인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동네 잔치'는 지양한다"며 "해외에서 몇차례 열고 나서 한국에서 개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그 이상(Beyond the Game)'이라는 표어 아래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WCG는 한국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22개국 정부기관이 지원해 대회의 공신력이 한층 높아졌다. 대회 공동위원장인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폐막식에 참석,우승국에 대한 시상과 폐회사를 할 예정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