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손찌검에 지나지 않던 가정 폭력 사건이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어 가정 폭력 가해자에 대한 법적 제재와 피해자에 대한 보호책 강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6일 새벽 술에 취해 밤늦게 귀가한 부인을 흉기로 위협하며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김모(45)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같은날 아들을 훈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인을 등산용 지팡이로 때린 40대 남자가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됐다. 이에앞서 지난 9일에는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부인을 폭행, 숨지게 한 혐의로 강모(42)씨가 구속됐다. 이같은 가정 폭력 사건으로 지난 한해 광주.전남지역에서 검거된 가정폭력 사범은 모두 1천100여명으로 이 가운데 39명이 구속됐다. 특히 피해자 가운데 전치 1-2주의 상처를 입은 사람이 412명, 2-4주는 73명, 1개월 이상-살인도 11명에 달했으며 이중 대다수가 둔기나 흉기에 의해 폭행을 당한 경우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 정도의 경우 지난 2001년에 비해 전치 2-4주가 10%가량 늘어 가정에서의 폭력이 갈수록 폭악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정 폭력이 갈수록 잦아지고 흉포화되는 데는 전통적인 남성우월주의와 함께 폭력성을 조장하는 영화, TV 등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웬만한 폭력은 용인되는 사회적 분위기 탓으로 풀이된다. 또 대부분의 피해자가 형사처벌을 원치 않아 가해자들이 단순한 보호관찰에 머무르는 등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약해 가정폭력의 재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 여성의 전화 최숙희 소장은 "최근 인기 개그우먼의 폭행 사건 이후 피해 여성의 상담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가정이나 사회에서 폭력이 묵인되면 폭력은더 흉포화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초기 적절한 상담과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소장은 또 "가정에서의 대화도 중요하지만 가정폭력방지특례법에 대한 일반인에 대한 홍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남편을 고소하면 사회적으로 비난받는다는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가정폭력 사범에 대한 교육과 처벌 강화 등 이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