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대구 와룡산으로 개구리(도룡농알)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돌연 실종돼 그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던 개구리소년 5명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있다.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26일 오전 11시30분께 소년들이 실종된 그 산에서 11년만에 이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들이 도토리를 주우러 산속을 뒤지던 주민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유골은 4구 가량으로 30㎝ 가량의 흙더미 속에 파묻힌 채 서로 엉켜 있었으며주위에 어린이용 신발 5켤레와 운동복 등 옷가지 10여점이 함께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인 최환태(55.달서구 용산동)씨는 "산에서 도토리를 줍기 위해 주위를 살피던 중 사람의 뼈가 있어 등산용 지팡이로 주변 땅을 파보니 유골과 어린이의신발 등이 발견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20여분만에 현장에 출동한 한 경찰관은 "현장에 와보니 뼈 일부분이 낙엽과 흙더미 사이에 약간 드러나 있었으며 30㎝가량 파 들어가니 유골이 서로엉킨 채 서로 껴안은 모습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특히 유골 가운데 1구는 실종 소년중 한명인 조호연(12)군이 보철을 한 것과 같은 보철 흔적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이들의 유골이라는 심증을 갖게 했다. 더욱이 유골이 발견된 곳이 실종 소년들의 집으로부터 3.5km 가량 떨어졌고 평소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 한적한 곳으로 이들이 와룡산에 올랐다가 길을 잃어점심, 저녁을 굶고 하루종일 산을 헤매다 비가 내리자 이를 피하기 위해 유골이 발견된 능선의 구릉 웅덩이에 쪼그리고 모여있다가 기온이 급히 떨어져 저체온 현상으로 숨진 것으로 단정하고 있다. 이같은 현장 상황으로 미뤄 경찰은 일단 실종 어린이들로 판단하고 있으나 현장에 달려 온 어린이의 부모들은 아들이 혹시라도 지금까지 살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애써 믿지 않으려 했다. 연락을 받고 옷도 제대로 챙겨입지 못한 채 현장에 달려온 김영규(당시 11세)군의 어머니 최경희(46)씨는 "우리 영규는 아닐 겁니다. 믿을 수 없어요. 지금도 영규가 돌아올 것 같아 밤마다 문을 열어 놓고 있는 데..."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최씨는 현장에서 만난 조호연(당시 12세)군의 어머니 김순녀(46)씨의 손을 꼭잡은 채 유골이 아들이 아니기를 기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날이 저물면서 현장은 경찰에 의해 차단된 채 보존상태에 들어갔으며 27일 오전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들이 도착해 유골에 대한 감식 등 신원 확인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져 갔던 5명의 개구리소년들이 이제와서 유골로 돌아온다면 끝까지 살아있기를 바라던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큰 슬픔을 안겨주는 사건으로남을 것이다. (대구=연합뉴스) 임상현기자 sh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