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상주한 기자는 한국에서와 같은`환상적인 월드컵 분위기'와 맑고 순수한 한국 국민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없었다"(엘 솔 데 메히꼬). "이제 나에게 남은 일이란 한국 축구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큰 절을 올리는 것이다"(멕시코 최대 스포츠일간지 에스토). "일본이 아닌 한국을 위해 건배를 제의한다"(멕시코 민영TV 아스테카 보도본부장). "그 어떤 TV카메라도 한국 국민의 월드컵 축제분위기를 실감있게 보도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멕시코 최대 민영TV 텔레비사 월드컵 특별취재팀장). "한일 월드컵의 성공을 보고 FIFA는 앞으로도 공동개최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축구전문 일간 오바시오네스). TV와 신문, 잡지를 망라한 멕시코 언론들은 한일 월드컵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지 이틀뒤인 2일(현지시간) 이번 월드컵에 대한 총평을 하면서 한국에 대한 각종 찬사를 쏟아냈다. 언론들은 전체적인 월드컵 열기와 응원실태, 경기장 위치와 기능 및 운영, 친절도, 경제현황, 첨단산업 실태 등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실정을 비교하면서 여러 면에서 한국이 훨씬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력일간 엘 솔 데 메히코는 "월드컵이란 순수한 축구경기외에도 개최국의 문화와 국민적 지지도, 열기 등과 같은 부수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엮어내는 인류최대의 스포츠 축제"라며 "일본에 상주했던 기자는 한국에서와 같은 환상적인 월드컵 분위기와 맑고 순수한 한국 국민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한국은 월드컵 기간 현대적이고 발전된 국가이며, 정보통신(IT)산업의 선두주자임을 드러냈고, 일본 역시 건재를 과시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한국에 비해 쓸쓸하기 짝이 없었던 일본에서의 축구는 역시 소수의 스포츠였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대 스포츠신문인 에스토는 "한국 국민은 자국팀을 승패와 관계없이 열렬히 격려했다"며 "경기에 진 선수들의 아픔을 뜨거운 박수로 어루만지는 한국 축구팬들의 마음을 멕시코인들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멕시코인들이 지나치게 외국의 것을 선망하는 게 문제라면 한국은 이와 반대로 애국심이 대단하며, 솔직히 그것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찡하다"며 "이제 남은 일이란 한국 축구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큰 절을 올리는 일 뿐"이라고 격찬했다. 다른 일간 엘 에랄도는 "북한이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한국 국민이 만끽하고 있는 기쁨으로 왜, 그것도 폐막식에 임박해서 깨려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렇더라도 북한의 도발은 월드컵의 환상을 잠시 뒤로 했을 뿐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번 월드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어떤 스포츠 종목도 축구만큼 인류를 평화와 화합으로 이끌지 못하며,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전국민이 하나됨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다른 스포츠 전문일간 오바시오네스는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한 한일 월드컵은 성공적이었으며, 공동개최의 취지였던 한일 양국간의 갈등해소에도 적지않게 기여했다"며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월드컵 공동개최의 가능성을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에서 1개월동안 월드컵 특별생방송을 진행했던 민영TV 아스테카의 보도본부장 호세 라몬씨는 취재진 및 스태프진과 함께 방송을 마무리하면서 "한국 국민의 높은 질서의식과 교육수준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며, 일본이 아닌 한국을 위해 건배를 제의한다"고 말했다. 유력일간 엘 우니베르살의 가브리엘 구티에레스 국제뉴스부장은 "한일 월드컵이었지만 그동안 멕시코 언론의 홍보내용을 볼 때 멕시코인들에게는 한국 월드컵이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한국은 홍보면에서 일본을 완전히 제압했고,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극찬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