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저녁 제주지역에 벼락이 치면서 항공기와 전화기, 보일러 등이 고장나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제주항공관리사무소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 35분 제주공항에 착륙중이던 여수발 대한항공 1931편 항공기(기종 F100)가 벼락을 맞은데 이어 6시 40분 서울발대한항공 1255편(〃 MD82), 7시 45분 광주발 대한항공 1905편(〃 A300) 및 부산발 아시아나 8113편(〃 B737) 등 4편이 잇따라 벼락에 맞았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 1931편 항공기 기장은 1번 엔진(왼쪽)에 벼락이 맞은 것으로 착각해 이 엔진의 가동을 멈추고 한쪽 엔진으로만 착륙했으며 1905편 항공기도기체 앞부분 레이더돔이 약간 손상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다시 진주와 청주로 나갈 예정이던 이들 항공기를 제주에서 수리하고 다른 항공편을 투입해 예정시간 보다 2-3시간 가량 뒤늦게 승객들을 수송했다. 또 같은날 오후 10시57분께 제주시 지역에 내리친 낙뢰로 한국통신 제주본부의 교환기와 전송선로 등에 이상이 발생, 긴급복구작업을 벌였으나 이후 270여건의 전화 및 ADSL 고장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같은 고장 건수는 평소보다 30-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한국통신은 직원들을 현장에 투입, 고장 수리에 힘쓰고 있다. 이밖에도 가정집 보일러와 TV 등이 고장나는가 하면 순간 정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 연변인 서해(西海)에서 소규모의 저기압이 발생해 제주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기층이 불안정해지고 상승기류가 발생하면서 낙뢰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기자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