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성궤양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균이 청소년 난치성 빈혈을 초래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최연호 교수는 철분투여에도 불구하고 낫지 않는 사춘기난치성 빈혈환자에 대해 H.P균을 박멸한 결과, 상태가 호전됐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을 소아과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저널 오브 피디아트릭스'지 7월호에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220명의 체육고 학생들과 440명의 일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채혈검사와 설문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일반학생들의 경우 H.P감염률이 22.7%에 불과한데 반해 운동선수들의 경우 43.2%로 2배가량 높았고, 철분결핍빈혈 역시 운동선수들이 일반학생들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H.P균 감염과 철분결핍빈혈 발생이 비례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H.P균을 제거하면 빈혈증세가 호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교수는 "이는 H.P균이 위점막 조직내에서 사람에게 필요한 철분결합단백질을빼앗아 H.P균 자신의 성장에 이용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결과로 H.P균이 난치성 빈혈을 유발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따라서 빈혈에 취약한 사춘기 운동선수들이 철분을 장기간 투여해도빈혈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우선 H.P균 감염여부를 의심해 보고 감염사실이 확인되면H.P균을 없애야만 빈혈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P균은 전세계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는 소화성궤양 원인균으로 소화기계 질환의 원인을 제공하며, 감염된 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평생 감염상태가 유지될 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염이 재발되는 악성균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의 75%, 청소년 이하 연령층의 22%가 H.P균에 감염돼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의☎(02)3410-2260, 2266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