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산업을 주목하라"

컨벤션산업이 한국관광진흥의 최전선을 떠맡을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컨벤션산업은 국제회의, 박람회, 전시회 등 각종 국제행사를 유치함으로써 부가이익을 창출하는 산업.

1차적으로 국제회의와 관련된 센터운영, 설비 및 서비스 관련산업을 뜻하지만 이와 연관된 관광 및 레저산업, 숙박.유흥.음식관련 산업, 교통.통신 등 기반시설 관련 산업을 망라한다.

때문에 컨벤션산업은 "관광산업의 꽃"으로도 불린다.

컨벤션산업은 외화가득률이 높다는 점에서 미래 관광산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반 관광객의 체류일수는 5.2일인데 국제회의 참가자는 7.5일로 2일 이상 길다.

평균 지출액도 일반 관광객이 1천4백91달러인데 비해 국제회의 참가자는 3천2백85달러에 달한다.

컨벤션 참가자들은 각 나라의 오피니언 리더격으로 한국관광의 맛을 전파시키는 도우미역할을 할수 있다는 부가효과도 기대할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와 부산아시안게임 등 다양한 국제행사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컨벤션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 국내 컨벤션산업 현황 =97년 국제협회연합(UIA) 통계를 기준, 한국은 95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해 세계 25위를 기록했다.

98년에는 58건으로 35위로 추락했다가 99년 97건을 유치, 1.02%의 시장을 점유하며 25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미국(1천2백2건), 프랑스(6백33건), 영국(6백8건), 독일(6백2건) 등 "세계 빅4"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

아시아지역에서도 일본 싱가포르 중국은 물론 태국 필리핀에도 뒤지는 9위에 머무르고 있다.

<> 문제점 =국내 컨벤션산업이 침체된 가장 큰 이유로는 복합적인 대규모 국제회의를 유치할 수 있는 전문 컨벤션시설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국내의 경우 컨벤션산업은 한국관광공사와 인터콘티넨탈.롯데.조선.힐튼.메리어트호텔 등 특급 호텔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아셈 컨벤션센터가 문을 열었고 대구 부산 제주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할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체제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컨벤션산업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1백대 도시 가운데 서울의 물가는 12위, 특히 호텔 식비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또 특급 호텔을 제외하곤 외국인이 이용할만한 숙박시설을 찾기가 힘들고 관련서비스산업이 취약하다는 점도 국제회의 유치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중 하나다.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도 그렇다.

컨벤션산업의 역사가 짧아 체계적인 연수제도와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밖에 국제회의의 성공적 유치와 개최, 운영, 참가자 유인, 관련 정보 및 서비스 제공을 총괄하는 전담기구가 없다는 점도 컨벤션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다.

<> 육성방안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에 속하는 국제회의 전문시설을 확충하고 <>전문인력 양성 <>컨벤션 운영능력 향상 <>정부의 제도정비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빈약한 국제회의 전문시설이나마 절반 정도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는 무분별하게 컨벤션센터를 건립하기 보다는 지역특성을 감안한 적정규모의 특화시설을 마련하고 "국제회의 전문도시"를 지정.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금융.세제지원 등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가 시급히 정비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속적인 유치활동과 홍보활동도 병행돼야 한다.

국제회의 기획업체와 컨벤션뷰로 등이 관련 국제기구에 가입하고 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게 필요하다.

국제회의 전문용역업(PCO)를 비롯한 관련 인력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국내외 연수를 활성화하고 해외전문가를 초빙,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