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TV방송국 주최 교양강좌에 참석했던 주부 C씨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C씨는 강의를 가까이서 듣기 위해 1시간전에 미리 강연장소에 도착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사람은 몇 보이지 않는데 앞좌석은 누군가가 이미
다 잡아놓은 상태였다.

좌석마다 핸드백이다 코트다 심지어 손수건 한장 달랑 놓여져 있는 곳도
눈에 띄었다.

한눈에 봐도 도착하지 않은 일행을 위해 미리 자리를 잡아놓은 것이
분명했다.

백화점 문화센터나 구민회관 등의 교양강좌를 자주 찾아다니는 그는 가는
곳마다 번번이 이런 일을 당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항의라도 할성싶으면 오히려 당연하다는듯이 무안을 주기가 일쑤다.

심지어 일행이 나타나지 않아도 남에게 양보하지않은채 끝까지 자리를
잡아놓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한다.

예매를 하지않고 곧바로 역에 나오는 승객들을 위해 아무곳에나 앉을수
있도록한 새마을호 자유석 열차.

자리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서서 가는 승객들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중간 기착지에서는 종종 진풍경이 벌어진다.

일행중 날쌘 사람이 먼저 뛰어올라 여기저기 소지품을 늘어놓으며 좌석을
무더기로 잡아놓느라 순간 아수라장이 벌어진다.

정작 좌석이 필요한 노약자나 임산부, 어린이를 동반한 승객은 낭패를
보기가 십상이다.

고질적인 자리잡기 행태는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인 상아탑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학도서관의 자리잡기는 예나 지금이나 가히 전쟁을 방불케한다.

취업철이라도 다가오면 새벽밥을 지어먹고 줄을 서야 겨우 자리를 잡는다.

이런 와중에 어김없이 오지도 않은 친구를 위해 잡아놓은 자리들 때문에
정작 앉아야할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오랜시간 자리를 비우면 다른 사람을 위해 양보하는게 당연하다.

그러나 좀처럼 그런 모습은 볼수가 없다.

이런 일은 무료로 운영되는 시립 구립도서관에서도 똑같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경로잔치에 이르기까지 좌석이 지정되지 않은곳에서는
어디서나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자리잡아놓기 행태.

"더불어 함께사는 사회"를 구현하기위해 반드시 사라져야한다는 지적이다.

<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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