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마저…'투자 안전지대' 사라졌다
금리 인상 파고에 부동산 투자자의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포함한 서울 동남권 매매수급지수가 80선 아래로 떨어졌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9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 176곳 중 지난 한 주간 하락하지 않은 지역은 경북 영주, 문경, 칠곡 단 3곳에 불과했다.

수도권 수급지수 23주 연속 하락

수도권 아파트 매수 심리는 역대급으로 얼어붙었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4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7.9로 전주(78.3)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2013년 4월(77.2) 후 9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16일 92.0을 기록한 이후 하락 전환해 23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의 매수심리도 계속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전주(76.0)보다 0.6포인트 내린 75.4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 3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은 79.4로 80선을 밑돌았다. 동남권 지수가 80선 아래로 떨어진 건 2019년 6월 10일(78.7) 후 3년4개월 만이다.

강남권 하락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래미안7차’ 전용면적 148㎡는 이달 20억5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지난 2월 실거래가 24억원에 비해 3억5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 17일 직전 실거래가 22억원(8월)에 비해 4억1500만원 내린 17억8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강남 3구마저…'투자 안전지대' 사라졌다

전국 시·군·구 중 3곳만 집값 상승

전국적으로 금리 인상 파고를 견디는 지역은 찾기 어려워졌다.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를 집계하는 전국 176곳 중 집값이 상승한 지역은 3곳에 불과했다. 경북 문경과 칠곡은 전주 대비 0.01%씩 올랐고, 영주는 0.14% 상승했다.

전체 176곳 중 하락 지역은 164곳이었다. 보합 지역은 경기 이천, 강원 동해·속초·삼척, 충북 제천, 충남 보령·논산, 경북 상주, 경남 밀양 등 9곳이었다.

그나마 상승세를 유지한 3곳도 인구가 10만 명 안팎인 소도시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국 모든 지역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칠곡의 인구수는 9월 말 기준 11만2000명이고 영주와 문경은 각각 10만 명, 7만1000명 수준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지방 소도시는 대체로 공급 자체가 원활하지 않아 실수요자 움직임에 따라 보합 내지 상승세를 보인 것”이라며 “영주의 경우 다음달 공급하는 ‘영주 아이파크’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 4억원 이상으로 예상돼 주변 구축들이 ‘키 맞추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곡과 영주는 올해 입주 물량이 ‘제로(0)’였고, 문경은 올해 298가구가 신규 입주했지만 내년과 2024년 입주 물량이 없다.

심은지/이혜인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