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만은 안된다"…단지에 식물원까지 넣는 건설사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에서 아파트 차별화에 고심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확산으로 지방뿐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에서까지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쌓여가고 있어서다. 특색 있는 평면·조경·주차장까지 차별 포인트로 내세워 청약 흥행 성공에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최근 아파트단지 내 식물원에서 재배한 채소를 활용한 샐러드와 함께 차를 즐길 수 있는 특화 조경 공간 ‘플랜트리움’을 선보였다. 아파트단지 중심에 대형 온실형 구조물로 조경 공간을 설치하는 기획 아이디어다. 주차장에서 바로 접근이 가능한 LED(발광다이오드) 식물농장에서 채소를 직접 채취해 샐러드를 만들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구조다. 포스코건설은 내년 분양 단지부터 플랜트리움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특색 있는 평면도 건설사들이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직방이 최근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요자들이 주거 공간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은 ‘내부 평면 구조’(28.8%)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가 많아지는 등 라이프·업무 스타일이 달라진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기존 평면과 다른 특화 평면을 도입하는 건설사도 증가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올 9월 경기 파주에 파주운정신도시 우미린센터포레를 공급하면서 원하는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가족커뮤니티형, 한 지붕 두 가족을 위한 세대분리형, 수납공간을 극대화한 수납특화형, 작지만 실속에 집중한 신혼부부형, 양방향 조망을 누리는 조망특화형, 주거비를 낮추고 공간을 나누는 셰어하우스형 등 6개 평면을 적용했다.

주차장 특화도 건설사들이 공들이는 부분이다. 1가구 2차량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아파트 내 충분한 주차 공간에 대한 수요자들의 요구가 높아져서다. 6월 GS건설이 경북 구미에서 분양한 원호자이 더 포레는 100% 지하 주차장 설계와 가구당 1.46대의 주차 공간을 강조하면서 2만여 명의 청약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평균 43.79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쳐 분양시장 침체기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요구 사항과 목소리를 반영한 아파트에 아무래도 더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입지와 환경 인프라가 비슷하다면 유아 물놀이장이나 텃밭,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티하우스 등으로 특화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