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인테리어 효과, 3D로 미리 본다
부동산 시장의 ‘후방산업’으로 꼽히는 인테리어 시장에도 디지털 대전환(DX) 움직임이 활발하다. 영세 업체들이 주도했던 인테리어 시장에 정보기술(IT) 역량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속속 뛰어들고 있어서다.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는 전용 모바일 앱을 개발해 고객 상담 기록을 체계적으로 남기고, 인테리어 효과를 시공 전 미리 3차원(3D)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올 1월부터 8월까지 리모델링 계약 체결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0% 늘어났다. 주택 거래량 급감과 자재비 인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업계 대다수 업체와는 딴 모습이다.

아파트멘터리는 수기도면(손으로 작성한 도면)을 토대로 해온 상담 과정에 3D로 공간을 보여주는 ‘가상공간 빌드업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테리어 시공 후 달라지는 부엌, 거실, 침실, 욕실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가장 공을 들인 서비스는 고객 소통 전용 앱(마이피치·사진) 도입이다. 아파트멘터리 소속 디자이너와 계약자만 소통할 수 있는 폐쇄형 앱으로 실시간 문자 대화가 가능하고, 견적서와 계약서 PDF본을 앱에 저장해 활용할 수 있다.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공동대표는 “카카오톡 같은 SNS 채널은 시간이 지나고 대화가 쌓이면 과거 기록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소통 오류로 발생하는 시공 실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차원(2D)으로 만든 도면을 단 몇 초 만에 3D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을 보유한 어반베이스도 인테리어업계 혁신을 이끌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건축가 출신의 공간데이터 분야 전문가 하진우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집을 3D 도면으로 꾸며보며 인테리어 후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로 실내 공간을 분석해 공간에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하고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하는 기술(특허)도 확보하고 있다. 어반베이스의 주요 고객은 신세계까사, LG전자, 퍼시스그룹, 롯데하이마트, 에이스침대, 니토리(일본) 등 국내외 가전·가구, 인테리어 업체다. 지난달부터는 일본 IT 기업 소프트뱅크에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 인테리어 회사들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부터 IT 개발자를 채용하고 오프라인 쇼룸을 온라인상에서 구현하는 통합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LX하우시스와 신세계까사도 가상현실(VR) 매장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