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대장주로 꼽히는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신고가 대비 3억원 떨어진 거래가 나왔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오름세를 이어가던 강남 ‘블루칩 아파트’마저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현대 7차 전용면적 157㎡는 지난달 9일 55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주택형이 지난 5월 경신한 신고가(58억원)보다 3억원 낮다. 압구정 6개 구역 중 대장 구역으로 불리는 3구역 물건이다. 압구정동 G공인 대표는 “매물 자체가 많지 않지만 한 달 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라며 “단기간에 워낙 많이 올라 추격 매수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현대아파트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가 반영되면서 강남의 집값 상승세를 이끈 대표 단지다. 금리 인상과 다주택자 매물 출회로 전국 집값이 약세로 돌아선 와중에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압구정현대 7차 전용 245㎡는 올 4월 신고가인 80억원에 거래됐다. 올 상반기 강남 최고가 거래다.

하지만 최근엔 강남 부동산시장에서도 매수세 위축에 따른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 1호 신속통합기획 단지인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28㎡는 신고가(41억4000만원·작년 11월)보다 3억1000만원 떨어진 38억3000만원에 지난달 거래가 이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4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은 -0.01%로, 넉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