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고급 오피스텔 시장에서 ‘리미티드 네이밍’ 열풍이 불고 있다.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잡기 위해선 부르기 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단지명이 붙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지 조건 못지않게 독특한 단지명을 가진 오피스텔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젠트라움 논현’은 지난해 청약에서 최고 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인천 서구 경서동에 선보인 ‘연희공원 푸르지오 라끌레르’는 최고 1349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귀에 쏙 들어오면서 고급스러운 네이밍이 청약 열기에 보탬이 됐다는 전언이다.

리미티드 네이밍은 아파트 시장에서 먼저 유행했다. 독특한 네이밍은 이름만 들어도 상품의 특징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으로 통한다. 올해 공시지가 2위에 오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이 대표적이다. 단지의 도로명 주소인 ‘한남대로 91’을 활용한 사례다. 강남구 청담동의 옛 엘루이호텔 자리에 들어선 ‘PH129’는 청담동 129 펜트하우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밖에도 청담동 ‘효성빌라 청담101’ ‘청담115’ 역시 비슷한 네이밍 전략이 적용됐다.

젠트라움·엘루이…고급 오피스텔 '리미티드 네이밍' 열풍
최근에는 고급 오피스텔 역시 신조어를 활용해 단지명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과거 건설사의 브랜드명과 지역, 입지의 특성을 반영해 ‘오션뷰’ ‘리버뷰’ ‘메트로’ 등의 단어를 붙이던 것에서 한 단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고양 일산동구에 자리한 ‘더샵 일산엘로이’는 시공사 포스코건설의 브랜드명과 ‘Luxury(고급)’ ‘Royal(왕족)’ ‘Excellent(최고)’ 첫 글자를 따 지었다. 강남구 논현동 ‘아스티 논현’은 ‘Aesthetic(미학)’ ‘Society(사회)’를 결합해 ‘미학적 감도가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와 ‘미학적 가치의 정점을 담은 주거공간’이라는 뜻을 담았다. 서초구 서초동 ‘엘루크 반포’의 경우 겉모습을 뜻하는 ‘Look’과 자신만이 소화할 수 있는 패션스타일을 의미하는 ‘Lewk’를 합성해 만들어냈다.

올봄 분양시장에도 차별화된 네이밍을 적용한 오피스텔 공급이 이어진다. 광진구 구의동 ‘아끌레르 광진’(154실), 강남구 삼성대로 ‘아티드’(오피스텔 44실·도시형 생활주택 56가구), 청담동 ‘디 아포제 청담 502·522’(68실·85실)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네이밍 전략이 적용된 단지 중 희소가치가 높은 곳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국내 고급 주거 트렌드에 맞춰 고유한 네이밍 전략을 적용한 단지들이 성공적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런 단지들은 한 지역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자리잡을 수 있고 희소가치가 있어 주목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