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를 찾은 시민이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를 찾은 시민이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강남구와 송파구가 한 달 넘게 이어온 하락세를 끊어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강변 인기단지와 재건축 위주로 매물이 감소하고 호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17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2% 떨어지며 전주의 하락 폭(-0.02%)을 유지했다. 강북권역 집값은 0.02% 하락해 0.04%가 떨어진 전주에 비해 하락세가 완화됐고 강남권역은 전주와 같은 0.01% 하락을 보였다.

서울 전체적으로 보합 내지 하락이 유지됐지만, 서초구가 3주째 0.00% 보합을 유지한 가운데 강남·송파도 하락세를 끊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강남구는 지난달 둘째 주부터 4주 연속, 송파구는 지난달 첫 주부터 5주 연속 하락한 바 있다.

일부 상승 거래도 포착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석촌동 '석촌호수효성해링턴타워' 전용 15㎡는 지난 12일 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2억8800만원에서 200만원 올랐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지웰카운티' 전용 107㎡도 19억원에 매매되며 직전 거래에 비해 3억원 상승했다.

다만 실거래가 많은 상황은 아니다. 이달 둘째 주 서초구에서는 한 건의 거래도 신고되지 않았고 송파구도 1건에 그쳤다. 강남구도 증여성 거래일 가능성이 있는 직거래를 제외하면 체결된 거래가 4건에 그쳤다. 이에 대해 부동산원은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이나 한강변 인기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감소하고 호가가 상승했다"면서도 "대체로 관망세가 지속되며 매수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 4-1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함께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 4-1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을 함께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매물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일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강남구의 매물은 4121개에서 이날(17일) 4057개로 1.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도 3861개에서 3723개로 매물이 3.58% 줄었다. 송파구도 송파동과 신천동, 방이동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핵심 부동산 공약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분양가상한제 현실화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의 정밀안전진단 면제 △도심 내 용적률 최대 500% 상향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공급을 활성화하고 임기 동안 공공 50만호, 민간 200만호 등 25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의 규제 완화 공약이 서울시의 '35층 층수제한 폐지'와 맞물려 더 큰 영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각지에서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도 서울시와 규제 완화 공조를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주택 정책 관련 서울시 공무원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 서울시 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김성보 주택정책실장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해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보였고 수도권도 0.03% 하락하며 전주와 같았다. 인천 부평구와 남동구에서 매물 적체가 지속되고 호가가 하락하면서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이 0.04% 하락, 전주에 비해 낙폭을 키웠고 경기도는 전주와 같은 0.04% 하락을 유지했다. 이천시와 안성시, 일산서구 등에서 정주여건이 양호한 중저가·구축 위주로 상승했지만 전체적으로 매물 적체와 급매 거래가 이어진 여파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와 같은 0.02% 하락을 유지했다. 서울과 수도권도 각각 0.03%, 0.04% 하락해 전주와 동일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전세가격에 대해 "구축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고 거래는 급매물 위주로 이뤄지며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