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시장의 하루평균 매물이 4만 건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거래가 성사된 건수도 예년의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과중한 세금 부담에 따른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하루평균 매물은 이날 기준 3만968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만8958건에 이어 두 달 연속 4만 건을 밑돌았다.

서울 하루평균 매물은 지난 4월 4만7900여 건에서 5월 4만6800여 건, 6월 4만5000여 건, 7월 4만2300여 건으로 계속 줄고 있다. 6월 1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매물이 크게 감소했다. 이날 이후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가 가산돼 양도세 최고세율이 75%로 높아졌다. 3주택자가 양도차익이 10억원인 집을 팔면 7억5000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 매매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7월 아파트 거래량은 4697건으로 지난해 7월 1만664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최근 4년간(2017~2020년) 7월 평균 거래량 1만372건과 비교해도 반토막 난 수준이다. 이달 말까지 신고 기간이 남아 있지만, 8월 거래량 역시 3646건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절벽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다주택자 매물이 잠긴 상황에서 대출 제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 강화 등으로 1주택자들의 갈아타기까지 힘들어진 탓이다. 12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가 집을 팔고 15억원짜리 아파트로 갈아타는 데 드는 비용은 양도세와 취득세, 중개수수료 등 1억2300여만원이나 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팔지도 사지도 못하게 하는 규제 일변도”라며 “실수요자의 이사까지 가로막는 거래절벽이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