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24만명 몰리더니…세종서도 '만점 통장' 나왔다
전국구 로또 청약이라 불린 세종시 '세종자이 더 시티' 청약에서 만점(84점)짜리 청약통장이 나왔다. 84점을 받으려면 가장을 포함한 식구가 7인 이상이어야 하고, 무주택 기간과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이 모두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올해 첫 만점 통장은 지난 6월 분양한 서울시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당시 나온 적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세종자이 더 시티' 평균 당첨 가점은 58점이었다. 만점은 전용 84㎡ 기타지역에서 나왔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올해 첫 만점 통장이 나온 데 이어 두 번째다. 청약가점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더해야 나온다.

이 면적은 총 2가구를 뽑는데 해당 지역에서 186명이, 기타지역에서는 2289명이 몰렸다. 해당지역 당첨자 가점은 69점이다. 세종에서는 4인 가구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을 최대로 내면 이 면적대에 당첨됐지만, 기타지역에서 만점짜리 통장을 던져야 당첨된 것이다.

전국구 청약이 가능했던 만큼 기타지역에서 가점이 높았다. 기타지역에서 청약이 가능했던 30곳 가운데 19곳이 최저 당첨 가점이 69점을 넘었다.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가점이 69점임을 고려하면 세종 외 지역에서 도전한 예비 청약자들은 최소 4인 가족은 돼야 주택형 절반 이상에서 당첨될 수 있었던 셈이다.

최저 당첨 가점은 52점으로 전용 123㎡ 해당지역에서 나왔다. 아이가 없는 부부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최대로 채워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기타지역도 이 면적대에서 63점 최저점이 나왔다. 3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을 최대로 채우고, 통장 가입기간이 14년 이상~15년 미만(16점)이면 이 점수가 나온다.
세종자이 더 시티 공사현장과 멀리보이는 세종시 아파트들. /  사진=이송렬 기자
세종자이 더 시티 공사현장과 멀리보이는 세종시 아파트들. / 사진=이송렬 기자
세종자이 더 시티는 지난달 29일 1순위 청약에서 1106가구를 모집하는데 22만842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199대 1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에서 2만2678명이 청약을 신청한 것을 감안하면 이틀간 24만명이 몰린 것이다. 세종시가 전국구에서 청약이 가능해서다. 공무원 특별공급 제도가 폐지된 이후 첫 공급 단지라 일반공급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청약 수요를 끌어들였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가격이 합리적인 점 역시 흥행 배경으로 꼽혔다. 전용 84㎡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4억7000만원이다. 주변 시세보다 적게는 2억원, 많게는 4억원 가까이 저렴하다. 전매제한 4년(특공 5년)이고 실거주 의무가 없어 당첨 후 전세를 놓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세종자이 더 시티가 흥행할 다른 이유도 많았지만 특히 전매제한이 4년으로 짧고 실거주 의무가 없다는 점이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향후 세종에서 나올 분양도 전매제한 기간과 실거주 의무 여부가 분양 흥행을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