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새 아파트가 월세 40만원…'행복주택' 이달 1278가구 공급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불붙은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최근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좀처럼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너무 올라버린 전세보증금을 감당하기 힘들다면 공공임대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 핵심 지역의 민간 브랜드 신축 아파트에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로 거주하면서 주택 청약에 계속 도전해볼 수 있다. 향후 장기전세 등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가 나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근 시세 60~80% 행복주택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번달 행복주택 1278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17개 자치구 내 신규 행복주택 478가구와 재공급 800가구에 대해 7~9일 청약 신청을 받는다. 인터넷 청약이 어려운 고령자와 장애인에 한해 12일까지 우편 접수도 진행한다.

행복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도입됐다. 인근 시세 60~80% 이하 임대료만 내면 된다. 소득 등 자격 요건을 맞춘다면 교통이 편리하고 주거 환경이 우수한 인기 단지에 저렴한 월세로 생활할 수 있는 기회다. 대학생·청년은 6년,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는 10년, 고령자는 20년까지 최대로 거주할 수 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도 행복주택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대규모 재건축을 통해 신도시로 변모 중인 개포지구에서는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디에이치아너힐즈’(사진) ‘래미안블레스티지’, 일원동 ‘디에이치포레센트’ ‘래미안개포루체하임’ ‘디에이치자이개포’ 등에서 물량이 나온다.

예컨대 지난 2월 입주한 신축 ‘디에이치포레센트’에선 행복주택 전용 59㎡ 11가구가 공급되는데, 신혼부부의 경우 월세 최소 약 41만원(보증금 3억1750만원)에 거주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같은 주택형 시세는 보증금 7억원에 월세 140만~150만원 안팎에 형성됐다.

총 9510가구 규모의 메가급 대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선 전용 39·49㎡ 총 67가구가 공급된다. 강북권 주요 단지 물량도 있다.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5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에선 전용 59㎡ 43가구가 공급된다. 신혼부부는 월세 30만~61만원에, 고령자는 28만~57만원에 거주 가능하다.
강남 새 아파트가 월세 40만원…'행복주택' 이달 1278가구 공급

소득과 자산 요건 충족해야

행복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선 계층별 소득 및 자산 조건 등이 맞아야 한다. 신혼부부는 혼인 기간 7년 이내이거나 만 6세 이하(태아 포함) 자녀를 둔 경우가 해당한다. 가구 월평균 합산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 120%) 이하여야 한다.

3인 가구 기준 월소득이 세전 624만원(맞벌이 748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2인 가구는 110%, 맞벌이 2인 가구는 130% 이하다. 가구 구성원 모두 무주택자여야 하고, 보유 자산이 총 2억9200만원을 초과하면 안 된다. 자동차가액도 3496만원 이하여야 한다.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족, 입주 전까지 혼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예비신혼부부도 신청 가능하다.

우선공급과 일반공급으로 나눠 선발한다. 행복주택이 공급되는 해당 자치구에 거주하면 우선공급 1순위 자격이 된다. 서울 3년 거주 이상, 청약통장 가입 2년이 지나면 각각 3점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동일 순위 내에서 배점 순으로 당첨자를 정한다. 동점자가 있으면 해당 지역에 오래 거주한 순으로 선정된다. 우선공급에서 떨어지면 일반공급 신청자로 자동 전환된다. 일반공급은 동일 순위 내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한다.

청년, 대학생, 고령자 계층도 공급 대상이다. 청년은 만 19세 이상 만 39세 이하로 월평균 소득이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가구당 원평균 소득의 100% 이하여야 한다. 가구수가 1인이면 120%, 2인이면 110% 이하다. 자산은 2억54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나이에 관계없이 소득이 있는 업무에 종사한 기간이 5년 이내인 사회초년생도 자격이 된다.

대학생은 신청자 본인 및 부모의 월평균 소득 합계가 100% 이하여야 한다. 신청자 본인의 자산이 7200만원을 넘으면 안 되고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으면 안 된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월평균 소득이 100% 이하, 총자산 2억9200만원·자동차 3496만원 이하여야 한다. 우선공급 배점상 나이가 많고 해당 자치구에 오랜 기간 거주할수록 유리하다.

행복주택 외에 장기전세도 노려볼 만하다. 장기전세는 과거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인근 시세 대비 80% 이하 수준의 보증금으로 최대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오 시장은 2026년까지 장기전세와 같은 개념인 ‘상생주택’을 약 7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