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과 보성산업이 고산지구 3개 블록에서 공급하는 '의정부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 조감도. / 자료=한양
한양과 보성산업이 고산지구 3개 블록에서 공급하는 '의정부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 조감도. / 자료=한양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경기도 외곽에서 신규 개발되는 공공택지의 민간아파트에 청약자들이 3만명 넘게 몰렸다. 의정부 고산 민락 산곡동 일대에 조성중인 의정부 고산지구에서다. 의정부를 비롯해 서울·경기도 내에서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3개 블록, 9개 주택형이 모두 마감됐다. 직전 공급신청을 받았던 신혼희망타운이 미달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한양과 보성산업이 공급하는 '의정부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의 1순위에서 3개 블록에서 1196가구를 모집하는데 3만1119명이 몰려 평균 2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혼희망타운 미달사태…민간 아파트는 수백대 1 경쟁률

중복 청약이 가능한데다 주변의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점 등이 청약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공공택지에 조성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다.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였다.

당첨자 발표일이 가장 빠른 C4블록(69~125㎡, 1033가구)의 경우 1순위 618가구를 모집하는데 1만4300명이 통장을 던졌다. 평균으로는 2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면적 101㎡ 기타경기에서 83.2대 1을 나타냈다.

C3블록(79㎡, 1134가구)에서는 477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에 9356건이 접수돼 19.6대 1을 기록했다. 전용 79㎡B형의 기타 경기에서 70.8대 1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지구 입지. / 자료=LH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지구 입지. / 자료=LH
C1블록(79㎡, 240가구)은 101가구가 1순위를 받았는데 7463명이 청약해 평균 7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79㎡B형에서 기타경기에 443명이 몰리면서 54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79㎡B형 3면 발코니 확장형으로 안방에 확장이 추가되는 구조다. 기존의 방 3개에 안방 쪽으로 알파룸이 추가로 조성된다. 소형임에도 4개의 공간의 누릴 수 있어 청약자들의 관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의정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약자들의 신청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총 2407가구 브랜드타운에 합리적인 분양가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부 민락지구·양주 옥정신도시, 한달 새 집값 1억씩 올라

민간에서 공급한 아파트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고산지구에서 공급한 신혼희망타운은 잇따라 미달이 났다. 신혼희망타운은 시세의 80% 수준인 무주택 신혼부부를 위해 공급하는 주택이다. 고산지구에서는 전용 59㎡로 구성된 1331가구의 S3블록과 전용 55㎡로 이뤄진 880가구의 S6블록이 있다. 이번에 한양과 보성산업이 공급하는 아파트와 바로 인접한 S3블록의 경우 작년 12월 선착순 계약을 받기도 했다.

청약경쟁률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오면서 청약자들은 당첨을 기원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지에서는 "500대 1이 넘는다니 경쟁률이 어마어마합니다", "중복이니까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신혼희망타운이라도 계약을 할 걸 그랬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기타경기에서 이번 청약에 참여했다는 박모씨는 "고산지구에서 출퇴근을 할 생각을 하면 막막하지만, 빌라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청약을 하게 됐다"며 "특별공급으로 넣을까 고민하다가 1순위를 접수했는데, 경쟁률이 높아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의정부를 비롯해 양주, 동두천 등 경기도 북부 지역은 지난해말부터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셋값도 동반 상승하면서 분양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산지구와 가까운 택지지구인 민란지구에서는 호반베르디움 1차 전용 84㎡가 지난 8일 6억485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12월만해도 5억원 중반이 시세였고 최저 거래가는 4억8400만원이었던 아파트다. 순식간에 1억원 이상 집값이 뛰었고, 전셋값은 지난 11일 4억3000만원에 거래가 나왔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렸던 양주옥정신도시도 만만치 않다. 한달 새 1억원이 넘게 뛰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옥정동 e편한세상옥적에듀써밋 전용 84㎡의 경우 이달들어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만해도 최저 4억5500만원에 거래됐고 11월에는 3억8750만원에도 매매됐지만 상승세를 타면서 순식간에 집값이 1억원 이상 올랐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쫒기는 심리에 집을 매수하려다보니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공공택지에서 나오는 아파트들은 시세가 낮다보니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